퍼셉티브 어드바이저스(Perceptive Advisors)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약 30%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퍼셉티브 어드바이저스는 약 10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바이오 전문 헤지펀드다. 이 펀드는 2019~2020년에는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헤지펀드의 성적도 비슷하다. 1조6000여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로고스 캐피탈도 같은 기간 25% 이상 손실을 냈다.중소형 바이오 벤처에 집중하는 코모런트자산운용은 지난달에만 10%대 손실을 내면서 이미 두 자릿수 손실을 낸 상황에서 수익률이 더욱 악화됐다. 비후아 첸 코머런트운용 대표는 “올해는 매우 힘든 해였다”고 말했다.
지수형 상품의 수익률을 보면 업종 부진을 확인 할 수 있다. 실제로 SPDR S&P 바이오텍 ETF는 올해 들어 22% 하락했고 지난 2월 8일 고점 대비해서는 37% 내렸다. 미국 바이오텍은 올해 S&P500 업종 전체 11개 중 가장 실적이 나빴다. 이 시기에는 S&P 지수는 21% 가까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인 소외감이 더 컸다.
WSJ은 올해 바이오 벤처들이 평소보다 많이 상장했는데,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또 인수 활동도 활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바이오 벤처의 시장가치가 하락하면서 내년 글로벌 개발사들의 합병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전체 업종중 바이오 섹터가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날 종가기준 올해만 32.83% 하락했다. 이는 전체 지수 등락률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어서 ‘KRX 300 헬스케어’가 32.65% 하락하며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코스피200 헬스케어(-29.42%)와 의약품(-17.55%), 코스닥150 헬스케어(-35.50%)등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에 고 주가수익비율(PER) 업종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바이오에 투자하는 한 기관 투자자는 “성장주에 투자하는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메타버스나 게임, NFT(대체불가능한토큰)으로 이동해 바이오가 올해 내내 소외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만 놓고 본다면 머크(MSD)와 화이자가 먹는 치료제를 출시하면서 K바이오의 실망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