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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훔친 이웃, 조사받고도 “밖에 놔둔 죄, 무릎 꿇을까?”

홍수현 기자I 2024.01.11 13:14:10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옆집에 배달된 생수를 무단으로 가져간 이웃이 경찰의 수사를 받으면서도 새벽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계좌 달라. 무릎이라도 꿇어야되냐”는 태도를 보여 황당하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생수 택배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절도녀와 대화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글쓴이 A씨는 “작년 10월 중순쯤 집 문 앞에 둔 생수 다발이 없어졌다”며 “긴급 보수 일정이 생겨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어 물품을 문앞에 두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건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니 ‘옆집 여자가 새벽에 들고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옆집에 찾아가 공손한 태도로 ‘혹시 착각해서 가져간 게 아닌지’ 물었다고 한다. 옆집 여성 B씨는 극구 부인했고 A씨가 ‘문 앞에 다시 갖다놔달라’라는 말에도 되돌려 놓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도 B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도 3차례나 불응했다. A씨는 “B씨가 경찰과의 문자 대화에서 ‘일주일간 (생수를) 집앞에 방치해둔 내 잘못’이라며 ‘ㅋㅋㅋㅋ’를 셀 수 없이 붙여가며 문자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B씨는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체포됐다. B씨는 그제서야 모든 혐의를 시인했으며 A씨한테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경찰이 A씨의 동의를 구한 뒤 그의 연락처를 B씨에 넘겨줬다.

이런 과정을 거쳐 B씨가 A씨에게 연락을 취한 건 새벽 3시 40분이었다. B씨는 “생수 금액과 예금주명, 은행, 계좌번호 보내 달라”며 “적은 금액이지만 이틀 내에 입금드리겠다”고 했다.

글쓴이가 절도범과 나눈 문자메시지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A씨는 “자고 일어나니 (B씨에게) 문자가 왔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A씨는 B씨 문자에 “자고 일어나니 (B씨에게) 문자가 왔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제가 당신의 택배 물품을 가져갔다면 어떤 기분이겠나. 근데 문자 띡 이렇게 보내면 어떤 기분이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B씨는 “저라면 밖에 장시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해둔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B씨는 “그렇다고 내가 당당하단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리고 문자 띡 이라고 하셨는데, 무릎이라도 꿇어야 되냐”고 했다.

A씨는 “합의금 생각도 없고 괘씸하다. 참교육하고 싶어서 글을 남긴다”고 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작은 거라도 절도인데 뭐가 이렇게 당당하냐” “법대로 처리해서 인생 쓴맛 느끼게 해라” “그냥 법대로 하고 연락하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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