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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타임오프' 노·정 갈등 지속…공전하는 사회적 대화

서대웅 기자I 2024.04.16 16:08:36

공무원노조-경사노위, 16일 비공개회동
타임오프 심의기구 구성방법 논의했지만
조율 안돼...인사처 "노조와 협의 계획 없어"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공무원 노동조합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심의기구 구성을 둘러싼 노조와 정부 간 갈등이 이어지며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공전하고 있다. 노정 간 입장이 첨예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5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경사노위와 한국노총 공무원본부 실무진은 이날 한국노총에서 비공개회의를 열어 ‘공무원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공익위원 구성 방법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사노위는 심의위 산하에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분과위를 먼저 열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의위는 지난해 12월 시행된 개정 공무원노조법(제7조의2)에 따라 공무원 노조 전임자의 근무시간 면제시간 및 사용인원 한도를 정하는 역할을 한다. 경사노위에 설치되며 노조·정부·공익위원이 각 5명씩 참여한다.

갈등은 공익위원 구성 방법에서 야기됐다. 공무원노조법이 준용하는 노동조합법(제24조의2)에 따르면 공익위원은 경사노위 위원장이 15명을 추천하고, 노조와 사용자(공무원노조법에선 정부)가 순차적으로 배제한 뒤 남는 5명을 위원장이 위촉하게 된다.

공무원노조는 애초 15명의 인력 풀(Pool)이 정부 측에 가까운 인사로 꾸려졌다며 반발해왔다. 이후 지난 2일 15명을 인정하는 대신 노조와 정부가 구성코자 하는 위원 2명씩 남겨두고 순차 배제하자는 의견을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경사노위는 순차 배제를 하는 주체는 노조와 정부이므로,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노정 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측 간사인 인사혁신처는 이러한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사전에 노조와 의견을 조정하는 것은 법령상 규정, 제도 취지상 맞지 않는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노조와 협의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인사처는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부산시 등 심의위에 포함되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의견을 받아 순차 배제할 순번을 경사노위에 전달한 상태다.

문제는 공무원 타임오프를 둘러싼 노정 간 갈등으로 사회적 대화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사노위는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지난 4일 열기로 했으나 한국노총이 공무원 타임오프제 문제에 반발하며 특별위 불참을 선언했다.

특별위는 지난 2월 경사노위 본위원회 의결로 구성된 위원회다. 산업구조 전환, 불공정 격차 해소, 유연성 및 노동시장 활력 제고,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 등을 의제로 올려뒀다. 특별위가 가동돼야 사회적 대화가 본궤도에 오르게 되지만 특별위 회의 일정이 무기한 미뤄지며 사회적 대화가 공전하고 있는 셈이다.

경사노위는 물밑 조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노정 간 입장이 첨예한 탓에 이견을 좁히기에 난관이 예상된다. 노조는 ‘기울어진 15명의 풀’을 이미 인정했으며 그 이상으로 양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현재 절차가 법령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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