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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테러범, 평소 日선거제도에 불만…경찰조사엔 묵비권

박종화 기자I 2023.04.18 15:42:58

기무라 류지, 지난해 참의원 출마 좌절
공직선거법 헌법 위배 주장하며 소송 제기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 15일 선거 유세 중이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폭탄물을 던진 기무라 류지(24)는 평소 일본의 선거제도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 출마까지 시도했던 그는 기시다 총리나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기성 정치인이 권력을 부당하게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무라는 체포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기무라 류지가 15일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폭발물을 던진 후 체포되고 있다.(사진=로이터)
1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기무라는 지난해 6월 고베지방재판소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7월 열린 참의원(상원) 선거에 출마하려 했으나 공직선거법이 정한 피선거권 요건(30세 이상)과 기탁금(300만엔·약 2900만원)을 못 채워 헌법상 피선거권·평등권을 침해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하던 기무라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배한 후 다음 달 2심 판결을 기다리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

기무라가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과 항소장엔 일본의 기성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는 준비서면에서 “(현행 제도는) 보통선거가 아니라 제한선거”라며 “이 제한선거 때문에 조직 표가 있는 기성 정당·정치가에게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졌고, 기시다 내각이 아베의 국장(國葬) 강행 같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기성 정치가는 국민의 신임 없이도 통일교 조직표로 당선돼 이익을 부당하게 독점하고 국민에게 계속 손해를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선 “아베 신조가 정치인이 될 수 있던 건 통일교처럼 조직 표를 가진 단체와 유착했기 때문”이라며 “아베의 국장을 강행한 건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테러가 일어난 와카야마현의 경찰은 기무라가 이 같은 정치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범행을 일으켰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기무라에 대해선 살인미수죄가 적용돼 중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살인미수죄가 인정되면 살인죄처럼 사형이나 무기징역,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무라가 기시다 총리를 살해할 의도를 갖고 폭발물을 던졌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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