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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수난사, 사업보고서 못내 상폐·순이익 급감

이명철 기자I 2024.03.29 16:26:53

신용도 우려 완커, 작년 순이익 46%↓…배당 무산
비구이위안, 사업보고서 시한 못 지켜 담달 상장폐지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개발업체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등급이 강등된 완커(차이나 반케)는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했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아예 사업 보고서를 내지 못했다.

중국 광둥성 포산에 위치한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 본사 전경. (사진=AFP)


29일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에 따르면 완커는 지난 28일 사업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4657억위안으로 전년대비 7.6%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약 122억위안으로 같은기간 46.4%나 줄었다.

회사는 이익 감소 이유로 개발사업 정산 마진이 줄고 프로젝트들에 대한 충당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커는 지난해 실적을 종합 고려해 1992년부터 31년간 유지했던 배당금 지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회사 이익이 압박을 ㅂ다고 자금 재고, 현금·단기부채 비율 등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며 “그간 빠른 확장 기간 일부 투자 판단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고 긴 자본 회수 주기 등은 관련 자금 조달 매커니즘이 성숙해야만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신용이 우수한 개발업체 중 하나였던 완커는 지난 11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a1로 강등하면서 위기설이 불거졌다.

작년말 기준 완커그룹의 부채 규모는 3200억위안으로 자산의 21.3%를 차지한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금액만 624억위안이다. 완커는 지난해 시장에서 897억위안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는데 신용등급 강등으로 향후 조달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으나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비구이위안은 현재까지 아예 사업 보고서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홍콩 증권거래소 규정에 따른 보고서 마감 시한인 3월 31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회사는 “업황 변동으로 경영 환경이 더 복잡해지고 적절한 회계를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며 “채무 재조정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으로 관련 실사 업무량이 많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10월 달러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사업 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하는 비구이위안 주식은 다음달 2일 오전 9시부터 상장 폐지된다.

중국 이한 싱크탱크의 위샤오위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산업이 심층 조정기에 들어간 이후 많은 부동산 회사가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약 40개 상장 회사가 연간 보고서 출시를 연기했다”며 “다만 상장폐지가 회사의 생산·운영이나 채무 재조정에는 실질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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