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가계대출 4.7조 감소…감소폭 역대 최대

하상렬 기자I 2023.02.09 12:00:00

한국은행, 1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
고금리·정부 규제 영향…2004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
기업대출은 7.9조 늘어 증가 전환, 계절적 요인 영향
수시입출식예금 59.5조↓ 역대 최대폭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높은 금리 수준과 강화된 대출규제,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기타대출이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로 감소한 영향이다.

사진=연합뉴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4조7000억원 감소했다. 2004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전 기록은 2012년 1월(2조8000억원)이다.

은행 가계대출이 최대 감소폭을 보인 것은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말 규모를 유지한 것에 비해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크다. 기타대출은 4조7000억원 감소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감소 규모를 보였다. 최대 감소폭은 2021년 5월(5조5000억원)이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으로 구성된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말 규모(798조9000억원)를 유지했다. 개별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되고 전세자금대출이 상당폭 줄어든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 1조8000억원 줄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소 감소하고 있다”며 “높아진 금리수준과 강화된 대출규제 영향, 명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도 가세해 감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차장은 “금융 안정 리스크에 대한 대응 등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고려한 정책적 의도가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은 감소한 반면 은행 기업대출은 지난달 7조9000억원 늘었다. 한달 만의 증가 전환이다. 연말 일시상환되었던 운전자금이 재취급되면서 대기업 대출이 6조6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도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중소법인 대출을 중심으로 1조3000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높은 대출금리, 부동산 매입 관련 자금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9000억원 줄었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우량물 중심으로 6조9000억원 순발행됐다. 넉 달 연속 순발행이다.

출처=한국은행
은행 수신은 지난달 48조4000억원 순유출되며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수시입출금식예금이 59조5000억원 빠지며 2002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일시 유입된 법인자금 유출, 부가가치세 납부, 은행 자금조달 유인 약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정기예금도 금리 하락 영향 등으로 9000억원 빠졌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50조4000억원 유입되며 증가 전환됐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자금 재예치, 국고 여유자금 운용, 금리메리트 등에 따른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39조원 늘어났다. 주식형, 채권형, 기타펀드로도 각각 4조1000억원, 9000억원, 6조9000억원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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