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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연구원들, 연구비 빼돌리고 출장여행도…5년간 2649건 적발

강민구 기자I 2021.10.05 14:12:44

[2021 국감]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 통계 조사
연구장비 무단 반출, 법카 부정 사용에 성희롱도
김영식 "연구기관 도덕적 해이, 엄벌해 경종 울려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임직원들이 지난 5년간 성희롱, 직무태만, 타업 행위 금지 위반, 외유성 출장(일을 핑계로 외국에 나가 여행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출장), 부실학회 참석 등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김영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국민의힘)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연구소 25곳의 직원 징계 건수는 2649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징계는 73건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선 작년에 책임급 직원들이 연구장비 무단 반출, 타업 행위, 연구비 부정 집행,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으로 감봉되거나 정직 조치됐다. 2018년에는 직원 2명이 각각 살인, 폭행 혐의로 해임과 정직 처분도 받았다. 한국과 베트남이 협력해 설립하는 V-KIST 사업비에서 임직원을 위해 1억 2500만원 상당의 수당을 별도로 지급한 부분도 문제시됐다.

KIS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살인 등은 지극히 개인적 사안으로 이뤄졌으며 형까지 집행됐다”며 “수당도 감사를 거쳐 환수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올해 성실의무 등 위반 혐의, 청렴의무 등 위반 사례로 감봉과 해임 조치가 이뤄졌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행정원 등이 작년에 공용재산 사적 사용금지 규정 위반, 외부 활동 지연 신고 등을 이유로 주의나 경고 조치를 받는 등 다수 출연연 임직원들이 징계를 받았다.

25개 출연연을 소관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향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감사를 실시한 뒤 후속 조치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NST 관계자는 “출연연에서 직장내 괴롭힘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구회 감사일원화 조직을 통해 엄정하게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연구현장에 청렴하고 건전한 연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 대학에서도 징계가 잇따랐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또는 괴롭힘으로 감봉 조치가 이뤄졌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선임 행정원 등은 직책완수 의무 위반으로 정직, 감봉 등의 처분을 받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도 과제 관리 부정으로 주의 조치를 받은 직원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에서는 올해 외부 강의 신고 위반, 복무 관리 미흡,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회의비 집행 부정 행위 사례가 나와 주의, 경고, 견책 조치가 이뤄졌다.

김영식 의원은 “일부 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로 연구기관에서 소신껏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비위행위자를 엄벌해 경종을 울려야 하며, 연구기관들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출연연 25곳에서 지난 5년간 2649건의 징계 조치가 이뤄졌다.(자료=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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