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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의실서 부츠 훔친 50대 女…무죄 나온 이유는?

황병서 기자I 2024.02.21 15:04:24

음주 상태서 부츠 색상 등 유사해 혼동 주장
法 “자신의 부츠로 알았을 가능성 배제 어려워”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탈의실에서 다른 사람의 부츠를 신고 나갔다가 절도죄 혐의로 기소됐던 50대 여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및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전경.(사진=이데일리DB)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판사 강영기)은 지난 2일 절도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올해 1월 29일 오전 12시께부터 1시께 사이 서울 마포구의 한 탈의실에서 피해자 B(51)씨가 신발장에 벗어둔 38만원 상당의 검은색 세무 부츠를 신고 나가 재물을 절도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도 A씨가 신발장에 벗어둔 부츠 1켤레를 신고 간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근거 4가지를 들며 A씨가 절도 혐의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다. 먼저 A씨 소유의 검은색 부츠가 B씨 신발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A씨 부츠는 검은색 롱부츠로 상단에 버클 장식이 달려 있는데 이는 피해자 소유 부츠와 외형이 흡사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두 사람의 신발 크기와 재질이 다르지만, A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크기와 재질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봤다.

세 번째로 A씨가 B씨 부츠를 신고 도망가지 않은 점을 들었다. 폐쇄회로(CC)TV 영상 결과에 따르면 A씨는 B씨의 신발을 신고 탈의실에 남아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겉옷을 입은 후 거울을 보며 한참 동안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네 번째로 A씨가 부츠를 신고 집으로 돌아간 후, 신발장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아 부츠가 바뀐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 B씨의 부츠를 자신의 부츠로 착각하고 신고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절취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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