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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관광 시대 열겠다"···18년전 약속지킨 英 억만장자[우주이야기]

강민구 기자I 2023.08.11 17:47:04

리처드 브랜슨 설립 버진갤럭틱 우주관광 임무 성공
80세 파킨슨병 환자, 카리브제도 모녀 우주선 탑승
민간인 탑승은 이번이 처음···현재 티켓 가격 6억원
2004년 설립후 티켓 판매하며 했던 약속 지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리처드 브랜슨 버진갤럭틱 설립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2000년대 초중반부터 민간우주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뉴스페이스(New Space, 민간주도 우주혁명)’ 시대를 준비한 억만장자라는 것입니다.

우주 3인방 중 영국의 기업가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갤럭틱 회장이 민간인 우주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18년 만에 지켰습니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버진 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굴지의 사업가입니다. 그는 2004년 우주 관광 회사로 버진갤럭틱을 설립했고, 이듬해부터 우주관광 표를 판매하며 우주 관광 비즈니스를 본격화했습니다. 기술 개발과 인프라 투자가 이뤄졌음에도 당장 우주여행을 떠나지는 못했습니다. 10여년간의 우주 사업화 도전이 계속 이어진 끝에 드디어 민간인이 탑승한 우주선이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그가 꿈꾸던 민간인 우주관광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셈입니다.

버진갤럭틱은 10일(현지시간) 파킨슨병을 앓는 영국의 전직 카누 선수 존 굿윈(80)과 카리브 제도 출신의 모녀 케이샤 샤하프(46), 아나스타샤 메이어(18)를 싣고 첫 민간인 우주 관광 비행 임무인 ‘갤럭틱02’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갤럭틱02’ 임무에 성공한 민간인들의 모습.(사진=버진갤럭틱)
88km 상공에서 무중력 상태 체험

이날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발사플랫폼 VMS 이브에 실려 발사된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가 분리됐습니다. 탑승객들은 지구 상공 88km에서 창 밖을 내다보며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고, 우주선은 활주로에 안착했습니다.

이번 우주선에는 총 3명의 민간인이 탑승했습니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은 이번이 일곱 번째인데요, 2005년 버진 갤럭틱이 처음 우주관광 표를 판매한 이래 첫 표 구매자가 우주선에 탑승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존 굿윈입니다. 그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 참여했던 카누 선수 출신입니다. 이번에 올림픽 선수로는 처음이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서 두 번째로 우주로 떠난 인물이 됐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인 카리브 제도 출신 사업가이자 헬스코치인 케이샤 샤하프와 그의 딸인 대학생 아나스타샤 메이어스는 최초로 우주로 간 모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샤하프와 메이어스 모녀는 비영리 단체 ‘스페이스 포 휴머니티’에 기부하면 버진 갤럭틱 우주 관광 표에 응모하는 행사에 참여해 16만여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우주선 탑승 기회를 얻은 ‘행운아’이기도 합니다.

존 굿윈은 “지난 2014년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내가 우주에 가는 것은 완전히 마법 같은 일”이라며 “(이번 도전이) 역경에 직면한 다른 사람들의 도전이 방해를 받거나 그들의 꿈을 멈출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버진갤럭틱은 지난 2018년 12월 13일 첫 비행을 시작으로 2019년(1회), 2021년(2회), 2023년(3회) 우주 비행을 완수했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표 가격은 20~25만 달러(2억 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가격은 45만달러(6억원)로 치솟았습니다.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에 참여하려는 대기자만 800명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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