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검찰 게이트”…강기정, ‘김봉현 입장문’ 검사·변호사 고발

박순엽 기자I 2020.10.19 12:24:18

강기정, ‘김봉현 옥중 입장문’ 등장 검사·변호사 고발
“전·현직 검사들 음모가 더해진 총체적 검찰 게이트”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른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에 등장한 변호사와 검사를 고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총체적인 검찰 게이트’라고 규정짓고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에 유감을 드러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문서에 등장하는 성명불상 검사와 변호사를 고발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강 전 수석은 19일 오전 성명불상 변호사 A씨와 검사 B씨를 각각 변호사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그는 이날 직접 고소장을 들고 남부지검에 방문해 “이들이 공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각각 변호사법 위반죄와 직권남용죄를 범한 것으로 생각해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강 전 수석이 고발한 이들은 지난 16일 공개된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에 등장하는 이들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A변호사가 면담을 와서 ‘서울남부지검 라임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조사가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의 입장문에 자신이 언급된 점을 두고 “그동안 김봉현의 사기와 조선일보의 가짜뉴스가 더해져 (나에 대한 의혹이 만들어졌다고) 그렇게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김봉현의 글에 따르면 이건 여기에다 전·현직 검사들의 음모가 더해진 총체적인 검찰 게이트였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A변호사와 B검사가 나눈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실질적 피해자는 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상을 밝혀서 제 명예도 회복하고, (이들이 대화를 나눈) 당사자로 규정되고 있는 점도 밝혀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전 수석은 이번 고발의 근거로 사용된 입장문을 작성한 이가 자신이 지난 12일 위증·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 전 회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과 입장문이 지닌 신뢰도를 각각 고려해서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봉현의 법정 진술은 ‘5000만원을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요구로 전달했고, 이강세가 강기정에게 줬을 것’이라는 심증과 추측성 발언이지만, 이번 옥중 입장문은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서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정 진술은 김봉현과 이강세의 싸움 속에서 한 이야기고, 입장문은 자기의 변호사에게서 듣거나 경험한 이야기를 썼다”며 “어떤 것에 높은 신뢰도를 둬야 하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를 고려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수석은 검찰이 최근 강 전 수석의 위치정보 시스템(GPS) 기록을 이용해 이른바 ‘5000만원 수수설’을 수사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에서 이강세를 만난 뒤로는 관련자 그 누구도 만난 적이 없다”면서 “검찰이 GPS든, 그 이상이든 확인하길 바라고, 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봉현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말했을 건데, 이미 수사했을 사안을 이제 와서 GPS 수사하는 건 어설프다”고 검찰에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강 전 수석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남부지검에 직접 고소장 또는 고발장을 접수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강 전 수석은 지난 12일 자신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며 김 전 회장을 위증·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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