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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33.7조원…8년래 가장 적어

방성훈 기자I 2022.08.08 14:28:09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3조 5057억엔…전년比 63.1% 급감
2014년 이후 최저 규모…감소폭은 1986년 이래 최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엔화가치 하락 영향
6월 경상수지도 5개월만에 적자 전환…"수입이 수출 초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이 올해 상반기(1~6월) 8년래 가장 적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AFP)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올 상반기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가 3조 5057억엔(약 33조 76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63.1% 급감한 것으로,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또한 상반기 기준 비교 가능한 1986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식료품 및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액이 급증한 탓이다. 지난 2월 중순 80달러대 후반에서 거래되던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월 24일 이후 일주일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5~6월엔 상당기간 110~120달러대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일 114.89엔에서 6월 30일 135.73엔으로 18.1% 급긍했다. 평균 환율은 123.13엔으로 전년 동기 107.81엔 대비 14.2% 상승했다. 이에 따른 원유 수입 가격은 1킬로리터당 7만 5506엔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83% 폭등했다.

구성 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의 경우 올 상반기 5조 6688억엔 적자를 기록해 작년 상반기 2조 2823억엔에서 적자 전환했다. 수출액은 18.2% 증가한 46조 4079억엔을, 수입액은 40.8% 증가한 52조 767억엔을 각각 기록했다.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역대 최대 규모지만 수출액 증가세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 급증세를 쫓아가기엔 역부족이었다.

해외에서의 이자 및 배당 수입 등 1차 소득수지는 전년 동기대비 22.4% 증가한 12조 8728억엔으로 역대 최고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달러화 등의 배당금을 엔화로 환산시 액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행 등을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2조 4947억엔 적자를 기록해 작년 상반기보다 적자 규모가 4106억엔 늘었다. 일본 기업이 해외에 지불하는 연구개발비가 엔저로 증가한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국인의 일본 여행이 쪼그라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편 6월 경상수지는 1324억엔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일본의 월별 경상수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다음달인 3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6월(1조 1140억엔)까지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6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20.4%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49.2% 급증했다”면서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도는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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