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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인사 "출구전략 아직은 일러…돈 더 풀어야"

김정남 기자I 2023.11.29 14:19:12

'비둘기파' 아다치 세이지 BOJ 정책위원 연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통화정책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아다치 세이지 일본은행(BOJ) 정책위원(사진)은 29일 일본 에히메현 금융간담회 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 리스크가 여전하고 내년 임금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초완화적인 돈 풀기 정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세지이 위원은 BOJ 내에서 비둘기파로 꼽히는 인사다.

(출처=일본은행)


세이지 위원은 “BOJ는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상승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한 목표치인 2%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인플레이션은 최근 목표치를 꾸준히 상회해 왔다. 지난달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9%를 기록했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헤드라인의 경우 3.3%에 달했다. 다만 일본 실질임금은 올해 9월까지 1년6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7~8월 실태조사를 한 결과 임금을 올렸거나 인상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89.1%로 나타날 정도로 명목임금은 높아졌지만, 그보다 물가가 더 뛰면서 실질임금은 감소한 것이다.

세이지 위원은 “일부 대기업들은 임금 인상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힘든 경영 상황 탓에 그렇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중국의 성장세 둔화,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에 따른 잠재적인 악영향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내년에 충분히 임금을 올릴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춘투에서 임금 인상이 지속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세이지 위원은 이를 근거로 출구전략 논의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BOJ의 채권수익률곡선 통제정책(YCC) 수정을 두고 (시장에서는 초완화 정책에서 긴축 쪽으로 조금씩 전환하려는) 출구전략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융 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와 임금의 선순환 구조를 확인한 이후 통화 긴축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긍정적인 물가-임금 사이클의 초기에 있다는 징후가 있을지 모르지만, 출구전략 논의를 위한 조건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구전략 논의 시기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안정적으로 넘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점”이라며 “아직 이를 달성했다고 말하기 어렵고, 이를 위해 추가 완화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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