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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호텔 남녀 사망사건 '男 계획범행' 정황…범행도구 미리 준비

정재훈 기자I 2024.04.12 16:55:49

여성들 손·목 묶은 케이블타이 등 사전에 준비
남성 2명 친구사이…마약·성범죄 정황은 없어
여성들 휴대폰 행방 묘연…3자 개입 가능성도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파주 소재 한 호텔에서 남녀 4명이 사망한 사건은 남성들에 의해 계획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파주시의 한 호텔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2명은 각각 침실과 욕실에 손과 목이 케이블타이에 묶여 있었다.

숨진 여성 중 한 명의 팔에는 흉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됐고 흉기 2개가 현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이 호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숨진 남성 2명은 지난 8일 호텔에 처음 입실했으며 수차례 호텔방을 드나들었으며 지난 9일 찍힌 CCTV 영상에는 한 남성의 손에 케이블타이가 들려있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는 CCTV에서 확인된 남성이 들고있던 케이블타이보다 더 많은 양의 케이블타이가 발견돼 경찰은 남성들이 8일 호텔에 입실할 당시에도 케이블타이를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객실 내 침대 옆에는 흉기가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이는 객실 내 주방 비치된 식칼로 확인됐다.

이 식칼에서는 눈으로 보일 만큼의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숨진 여성 1명의 팔에서 깊이 약 3cm, 길이 9cm의 베인 상처가 발견된 만큼 이 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조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남성들이 미리 범행 도구를 준비한 뒤 여성들을 유인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 2명은 친구 사이였으며 이중 남성 1명과 여성 1명은 이름을 서로 알 정도의 지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여성 1명은 남성 1명이 텔레그램 방에 올린 구직글 관련해 대화를 했고 성은 여성에게 8일 오후 10시까지 해당 호텔로 오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확인됐다.

숨진 남성 두명은 친구 사이로 모두 직업은 없었으며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아울러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숨진 여성들이 호텔에 들어갈때는 손에 휴대폰이 들려있었던 것을 확인했지만 이들의 휴대폰이 현장에 없는 점에 감안, 남성들이 휴대폰을 빼앗아 호텔 밖으로 가지고 나가 버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여성들의 휴대폰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남성들의 휴대폰에 대해서도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동시에 제3자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37분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성 2명이 투신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호텔방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숨진 여성 중 한 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실종신고가 된 여성을 찾기 위해 수사관이 호텔 객실까지 찾아 오자 남성들이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구두소견으로 숨진 여성들의 사망원인이 목졸림으로 추정된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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