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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 동아대 총장이 밝힌 이유…“선택 여지 없었다”

김형환 기자I 2023.01.31 14:02:59

13년 만에 등록금 인상한 이해우 총장
“인건비·장학금으로 등록금 대부분 나가”
빔프로젝터·기자재 구매할 여력도 없어
등록금 추가 수입 중 20억원은 장학금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13년 만에 전국 사립대 최초로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이해우 동아대 총장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학 총장들이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3년 정기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학교 인건비와 교내 장학금으로 전체 등록금 수입의 95%이 나가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등록금으로 교육환경 개선·우수교원 수급 등이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이었다는 게 이 총장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27일 동아대는 등록금심의위원회 6차 회의를 열고 학부 등록금 3.95%, 대학원 등록금 3.86%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등록금 인상률을 적용하면 재학생 기준 학기당 등록금은 인문계열은 287만5000원에서 296만9000원으로, 공학계열은 387만6000원에서 402만9000원으로 오른다.

이 총장은 동아대의 등록금이 대형 사립대 중 하위권이라며 등록금 인상이 필수적이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재학생이 1만명 이상인 대학이 35개 정도인데 우리의 등록금 순위는 31~32위정도”라며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고 우수한 환경 속에서 교육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그간 낮은 등록금 수입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강의실에 구비된 빔프로젝트가 고장날 경우 새 제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어 수리해서 사용했다는 게 이 총장의 주장이다. 그는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데 돈이 없다보니깐 실험 장비나 기자재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울 받고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아대는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약 50억원의 수입을 얻게 된다. 추가적으로 들어오는 모든 등록금 수입을 오직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게 이 총장의 의지다. 이 총장은 등록금 인상 과정에서 학생들을 만나 등록금 인상 이유를 명확히 설명했고 그 결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인상을 결정했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환경 개선 작업을 우선적으로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등록금 인상을 통한 수입으로 학생들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수혜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을 차단하는 형식으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현재 국가장학금 Ⅱ유형으로 동아대 학생들은 약 2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다. 등록금 인상분 50억원 중 20억원을 할애해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만큼을 지원해주겠다는 게 동아대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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