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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복에 9월 산업활동 '트리플 증가'…"경기 반등 뒷받침"(종합)

이지은 기자I 2023.10.31 11:27:45

통계청 '2023년 9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반도체 생산, 2개월째 두 자릿수↑…광공업 회복 완연
소매 '0.2%'·투자 '8.7%' 증가…작년 대비 낮은 수준
정부, 하반기 회복 전망 강조…"4분기 개선 흐름 지속"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공지유 기자]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늘어 4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2개월째 회복세를 보이면서 광공업 생산도 21개월 만에 두 달 연속 늘었다. 정부는 “최근 수출 개선 흐름과 함께 경기 반등 조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경상수지가 넉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상수지는 48억1천만달러(약 6조4천83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생산, 2개월째 두 자릿수↑…광공업 회복 완연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 8월(2.0%)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 흐름이다.

국내 생산 증가세를 견인한 건 반도체였다.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회복되면서 전달보다 12.9% 증가했고, 8월(13.5%)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동월대비로는 23.7% 늘어 지난해 6월(24.9%) 이후 최대 폭으로 뛰어올랐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9% 늘었고,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3.9%로 10.4%포인트 하락해 지난 6월(112.3%) 이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광공업 생산도 1.8% 증가해 8월(5.2%)에 이어 두 달째 늘었다. 광공업이 2개월 연속 증가한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특히 제조업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반도체는 가중치로 봤을 때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69.4%)한 게 반영돼 8월에 이어 광공업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예술·스포츠·여가(-4.2%), 정보통신(-0.7%)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도소매(1.7%), 숙박·음식점(2.4%) 등은 늘었다. 건설업과 공공행정도 각각 2.5%, 2.3% 늘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까지 생산 부문 4대 업종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 추이. (자료=통계청)
소매 ‘0.2%’·투자 ‘8.7%’ 증가…작년 대비 낮은 수준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0.2% 증가해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2.3%), 의복 등 준내구재(-2.8%)에서 줄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3%)에서 늘어난 게 주효했다. 설비투자도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3%)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12.6%)에서 늘어 전달보다 8.7% 증가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9%, 5.7% 감소해 작년 대비 낮은 수준에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까지 ‘트리플 증가’한 건 올해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그러나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1포인트 줄어 4개월째 하락했다. 다만 △6월(-0.2p) △7월(-0.5p) △8월(-0.2%)로 하락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김 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월별 흐름을 바로 반영하지 않고 불규칙한 요인들을 조정하면서 다소 늦게 반영된다”면서 “내달에는 8, 9월 광공업의 좋은 흐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돼 경기는 회복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부, 하반기 회복 전망 강조…“4분기 개선 흐름 지속”

정부는 산업활동 지표에서 생산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긍정적 신호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리플 감소’했던 7월에서 생산·투자가 반등한 8월, 뒤이어 ‘트리플 증가’한 9월까지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데서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생산 4대 부문에서 ‘쿼드러플 플러스’가 2개월 연속 나온 건 2016년 3월 이후 90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지표로 보고 있다”고 “산업활동 지표의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 전망과 함께 4분기에도 개선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9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미국 중심의 고금리 장기화 등 불확실성 확대 등은 향후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분야별 물가관리 △소상공인 부담경감 △동절기 취약부문 지원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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