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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한 ‘제157회 미술품 경매’에서 ‘공원춘효도’는 시작가 4억원에 출발해 4억 9000만원을 부른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높은 추정가 8억원까지 내다보며 이번 경매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결과만 놓고 볼 땐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김홍도가 그리고 그의 스승 표암 강세황(1713∼1791)이 화평을 써서 올린 ‘공원춘효도’는 미국에서 70년 만에 귀환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머물던 미국인 군인이 구매해 한국을 떠난 후, 미국에서 한 차례 소장가가 바뀐 뒤 이번 경매에 고국으로 돌아왔더랬다. 국내 경매에도 처음 나선 발걸음이었다.
서울옥션이 근대 대표작가 17명의 작품을 모아 ‘근대의 거장들’이란 타이틀로 따로 꾸민 섹션은 좋은 성과를 냈다. 김환기(1913∼1974),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 등의 출품작이 모두 팔리며 활기를 띠었다. 이중섭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절절한 부정이 담긴 ‘아버지와 장난치는 두 아들’(1953∼1954)은 10억원에 호가를 시작해 11억원에 낙찰됐고, 박수근이 모처럼 일터에서 벗어나 어린 소녀들이 야외에서 사생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 그리는 소녀들’(1960s)은 2억 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환기가 프랑스 파리 베네지트화랑에서 연 개인전에서 처음 공개했던 ‘내가 살던 곳’(1956)은 시작가 12억원에 출발해 14억원을 부른 응찰자를 새 주인으로 맞으며, 이번 경매 최고가작품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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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품 가운데서 ‘공원춘효도’와 함께 시선을 끌었던 겸재 정선(1676∼1759)의 ‘초충도’(연도미상)도 팔렸다.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알려진 정선이 그린 풀·벌레그림으로 희귀성까지 갖춘 ‘초충화’는 4600만원을 부른 응찰자의 품에 안겼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에 출품한 130점 중 94점을 팔아 72%의 낙찰률을 써내며 71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