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R의 공포'…스타벅스 떨고 나이키 웃는 이유

정다슬 기자I 2019.01.15 11:24:03

WSJ 미국내 경쟁 치열한 스타벅스 성장둔화 예상
중국시장 경쟁자 없는 나이키 작년 31% 성장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인 중국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점점 커지면서 제2·제3의 애플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4일(현지시간) 최근 기업들의 실적보고서를 바탕으로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해본 결과, 전자책 리더기 생산업체인 라쿠텐 코보가 64%로 가장 높았고, 텍사스인스트루먼츠(47%)·애플(20%)·보잉(19%)·나이키(17%)·태피스트리(14%)·윰브랜드(4.9%)·월마트(2.10%) 순이었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자 생산공장인 중국경제가 미국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매출 중 3분의 1 이상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는 중국시장이 큰 파이를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에서 나온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25개 기업 중 8개 기업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이다.

다만 WSJ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라도 고객층과 중국 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느냐에 따라 기업들이 받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중국 내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스타벅스는 성장 둔화가 예고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나이키는 호(好)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올해 중국 매출이 1~3%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악의 성장률이며 미국 내 스타벅스 매출증가율보다도 낮다.

반면 나이키는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앤디 캠피언 나이키 최고재무담당자(CFO)는 지난해 12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중국에서 매우 강한 성장 모멘텀를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존 조리디스 쿠오바디스 애널리스트는 나이키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이른바 ‘명품’으로 분류되지만 아이폰처럼 비싸지 않고 스타벅스처럼 치열한 경쟁에 놓여있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부유층의 소비 둔화가 우려되면서 명품 브랜드 기업들은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코웬리테일의 애널리스트 올리버 찬은 “빅토리아시크릿을 운영하는 엘브랜드나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핸드백을 판매하는 태피스트리의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며 밝혔다.

반도체기업인 텍사스인스트먼츠도 고객이 일반 소비자가 아닌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차이나쇼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이라고 WSJ는 봤다. 중국 제조업 경기가 꺾이고 있지만, 중국 제조기업들은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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