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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 앞두고 우울한 美은행…"4분기 예대마진 10% 감소"

박종화 기자I 2024.01.10 11:27:45

美 4대 은행 부실대출, 1년 새 8조원 증가 전망
올해 금리 하향 시작되면 숨통 트일까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실적 발표 시즌(어닝시즌)을 앞두고 미국 대형은행들이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 실적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미국 대형 은행들의 순이자수익(NII)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0%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II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은행의 핵심 돈줄로 꼽힌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이 기간 대형 은행들의 트레이딩 수익도 평균 15%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을 앞두고 개별 은행 실적도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회사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보면 지난 4분기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의 주당 순이익(EPS)은 1년 전보다 각각 25%, 23%,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 EPS도 각기 3%, 2% 줄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은 이번 주부터 잇달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금융공룡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이유는 고금리로 부실대출(90일 이상 연체된 채권)이 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4대 은행(JP모건·BofA·웰스파고·씨티그룹)의 부실채권이 지난 4분기 244억달러(약 32조원)로 1년 새 60억달러(약 8조원)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금리 상승으로 예금자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 부담은 전보다 무거워졌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대형은행에 특별보험료를 부과한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은행들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대출 증가세가 개선되는 데다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치가 상승(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리처드 램즈던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하락하면 하반기엔 반대 효과(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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