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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임직원 부동산 매매 신고 0건…"혁신안 유명무실"비판

이영민 기자I 2023.09.05 15:46:33

2년 전 자체적으로 내놓은 대책 무시
불투명한 정보·관리 감독 부실 드러나
"국회와 대통령이 근본 해법 제시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년 전 발표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안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부에 쇄신안을 주문했다.

경실련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LH 임직원 투기 방지 혁신안 이행 실태 발표 및 LH 혁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실련은 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LH 임직원의 투기 방지 혁신안을 점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안이 불투명한 정보 공개 때문에 유명무실해졌다며 비판했다.

경실련은 혁신안의 이행실태 조사를 발표하면서 대통령실과 국회가 LH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혁신안이 나온 지 2년 만에 LH 전관업체에서 철근 누락 사태가 발생했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LH 쇄신을 챙기고 근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3월 더불어민주당은 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공직자 투기 및 부패방지 5법’(LH 5법)을 발표하고 최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H 5법은 △LH 등 공직 유관단체 직원의 재산등록 의무화(공직자 윤리법 개정안)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한 재산 취득 제한(이해충돌방지법)△국토교통부 장관의 LH 임직원 부동산 거래 조사 의무화(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등을 규정한다. LH는 그해 LH 5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부통제와 공정성·투명성 강화, 전관 특혜 근절을 골자로 한 자체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안을 두고 경실련은 임직원의 재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알맹이 없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실련이 LH에 ‘LH 임직원의 이해충돌 신고 내역 및 심사 결과’를 정보공개 청구했을 때 LH는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나 매수 신고,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신고가 모두 0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가 심상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미공개정보나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거래, 투기행위 의심 사례가 2건씩 발견됐다. 이에 대해 LH는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공개되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신고 및 심사 내역, 처벌 기록을 비공개했다.

아울러 경실련 관계자는 “혁신안 중 하나인 임직원 재산등록제 역시 심사와 처리 내용을 LH와 인사혁신처가 서로 떠넘기며 비공개해 검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가 불거진 뒤 LH는 임직원의 재산을 등록해 내부 비리를 막겠다고 했지만, 재산공개 대상자에 LH 임직원을 포함하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했다”며 “재산등록 후 심사 관련 자료도 따로 관리되지 않아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LH 임직원 투기사태의 본질은 무분별한 불투명한 행정과 유명무실한 공직자 부정부패 방지 제도가 주요 원인”이라며 “이해충돌방지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분양원가와 사업지구별 이익, 자산현황 등의 행정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근본적인 LH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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