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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규모 하마스 지하터널 발견…차량 이동도 가능"

김겨레 기자I 2023.12.18 14:19:51

가자지구 북부서 폭 3m·길이 4km 지하터널 확인
개전 후 발견한 하마스 터널 중 최대 규모
전쟁물자 운송·대규모 공격 목적…이 "조만간 파괴"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차량도 통과할 수 있는 대형 지하 터널을 발견했다.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검문소 인근에서 길이가 4㎞에 달하는 대형 터널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북부 국경의 에레스 국경 검문소 400m 앞 지점까지 이어지는 지하 50m, 총 4㎞ 길이의 지하 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폭은 3m 정도로 오토바이는 물론 차량도 통과할 수 있는 넓이다. 에레스 국경 검문소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이 터널은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개전 이후 발견된 하마스의 지하 터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군은 현재까지 800여개의 터널을 발견했으며, 지금까지는 대부분이 사람이 웅크린 채로 줄지어 통과할 만큼 높이가 낮거나 비좁았다.

반면 이번에 발견된 터널에는 내부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통신과 전력 설비, 환기와 오수 처리 시설, 화장실, 이스라엘군에 발각될 경우를 대비해 방폭문이 달린 은신처 등까지 갖춰져 있다. 전쟁 물자 운송과 대규모 공격을 위해 건설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터널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이자 칸 유니스 지역 하마스 사령관인 무함마드 신와르의 진두지휘 아래 수년간 수백만달러를 들여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무함마드가 터널 내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이나 하마스 전투원들이 굴착기로 터널을 뚫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도 발견됐다.

하마스의 지하 터널 대부분이 식료품점이나 병원, 학교, 이슬람사원 등 민간 시설 아래에 지어져 터널을 파괴하면 민간 시설에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지만,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의 터널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고는 하마스를 제거할 수 없다”며 조만간 터널을 폭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까지 발견된 하마스의 지하 터널에 개와 드론, 로봇 등을 투입해 탐색한 뒤 액체 폭발물로 폭파시키거나 바닷물로 침수시키는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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