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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값 34년 만에 최저…엔·달러 환율 155엔 육박

이소현 기자I 2024.04.23 12:31:41

23일 154엔 후반대선 움직여
日 당국 엔저 추이에 경계감
日재무상 "적절히 대응할 것"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대에 육박하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4.85엔까지 올랐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4엔대 후반대로 떨어진 것은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이다.

1만엔과 100달러 지폐(사진=AFP)
이는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차로 인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거세진 것으로 풀이된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1월 2일만 해도 달러당 140엔대를 유지했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154엔대에 진입했다가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등 중동 지역 위기에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한때 153엔대로 내려갔다. 이후 중동 정세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다시 엔화를 매도하고 달러화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경계감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을 앞두고 엔화 약세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2시 기준 154.74~154.75엔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당국은 엔저 추이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해 “과도한 변동에 대해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엔화의 추가 절하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일본 내 은행의 한 외환 담당자를 인용 “이 발언이 엔화 매수와 달러 매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직전에는 하락폭이 154.66엔 부근까지 좁혀졌다.

닛케이는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저위험 통화’로 꼽히는 엔화 매도세가 촉발됐지만, 일본 통화당국의 엔화 매입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엔화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첫 3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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