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2곳중 1곳 "中의존도 낮출 것"…공급망 재편 추진

방성훈 기자I 2022.12.02 15:28:56

닛케이 설문조사…79개사 중 53%가 "中 부품 수입 등 축소"
대만유사 우려 및 빈번한 봉쇄조치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혀
10곳중 8곳은 대안으로 日 모색…"엔저로 해외부담 확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기업 2곳 중 1곳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 유사, 제로코로나 정책 등 다양한 중국발(發)리스크로 공급망이 마비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조처다.

(사진=AFP)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일본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답변을 내놓은 기업은 79개사 중 53%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부품 조달 등의 비중을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기계가 60%, 자동차 및 화학이 57%, 전기 55%로 각각 집계됐다.

반년 전과 비교해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은 78%(복수 응답)에 달했다. 이유로는 ‘대만 유사에 대한 우려’가 80%로 가장 높았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중국을 더이상 안정적인 공급처로 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조치 때문이라는 답변도 67%를 차지했다. 실제 지난 반년 동안 중국에선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이 폐쇄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애플을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 거점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현재 중국에서 부품 등을 조달하는 비율이 ‘5~20% 미만’인 경우가 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5년 뒤엔 28%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5% 미만’인 기업은 현재 22%에서 33%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을 대신할 대체 공급처로는 일본이 78%(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해외에서 임금·물류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태국과 베트남도 대체 공급처로 고려하고 있는 기업 비중도 각각 76%, 72%를 차지했다.

하지만 공급망 재편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본 전체 수입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액의 절반 이상을 한 국가에 의존하는 경우, 2627개 품목 중 1133개 품목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인 부품 등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38%를 차지했다.

일본 사업전략 자문사인 오우루즈 컨설팅 그룹은 중국에서 조달하던 부품을 전량 일본, 태국, 베트남에서 공급받게 되면 최종 제품 원가가 5조 3400억엔(약 51조 2900억원)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부품 조달이나 제품 생산이 아닌 제품 판매와 관련해선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30%,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34%를 차지했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6%에 그쳤다.

닛케이는 “평소엔 중국에서의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공급망은 중국과 그 이외의 지역으로 나눠 정비하는 등 유사시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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