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텔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삼성전자 주가 영향은?

양희동 기자I 2021.07.20 11:01:00

파운드리 2위 삼성, 1위 TSMC·3위 인텔 '샌드위치'
2012년 D램 3위 日엘피다 M&A 사례와 유사 상황
마이크론, 엘피다 인수…2위 SK하이닉스 위협 불구
D램 3强 체제 굳어지며 SK하이닉스 주가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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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설(說)이 삼성전자(005930)가 신성장동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분야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3위권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인텔이 인수하면 중앙처리장치(CPU) 등 압도적인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새로운 파운드리 경쟁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텔 승부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 치열한 초미세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2위 삼성전자 입장에선 전선(戰線)을 양쪽으로 펼치는 부담을 안게 돼, 향후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때 D램 시장 3위였던 일본 엘피다를 마이크론이 2012년 인수한 이후 업계 재편과 업황 호조에 힘입어 2위였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전례도 있다. 이에 인텔의 행보가 파운드리 수요 및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경우,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파운드리 2위 삼성…인텔, GP인수시 3위 ‘턱 밑’ 추격 우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글로벌파운드리를 300억 달러(약 34조 3600억원)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팹(FAB·반도체 공장) 2개를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로 1위였고 삼성전자 17%, 대만 UMC 7%, 글로벌파운드리 7%, 중국 SMIC 5% 등이 뒤를 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대주주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올 1분기엔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5%로 떨어지긴 했지만 UMC와 경합하며 세계 3위권을 유지해왔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자체 파운드리 물량 등을 포함, 단숨에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TSMC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1위 인텔과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돼, 주가도 관련 보도가 나온 지난 16일 이후 약 2% 하락(8만600원→7만9000원)하며 7만원 대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파운드리가 12·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이 주력이라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세계 1위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인수할 경우 향후 추가 투자와 함께 사업 시너지가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파운드리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며 삼성전자와 TSMC 등 기존 플레이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글로벌파운드리의 자산과 인텔의 공정 기술력 및 자금이 결합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2012년 D램 3위 日엘피다 인수전…3强 체제 굳혀 2·3위 모두 수혜

업계에선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등 파운드리 사업 확대가 단기적으론 삼성전자에게 악재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 재편 및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012년 D램 메모리 업계를 뒤흔들었던 일본 엘피다 인수전의 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강 체제가 구축되며 결과적으로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특히 당시 3위 마이크론의 위협에 직면했던 2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후 2년 만에 2배 가까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현재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와 비교해볼 수 있는 사례다.

2012년 5월 당시 D램 업계 3위였던 엘피다(13%)를 인수하기 위해 2위 SK하이닉스(23%)와 4위 마이크론(12%)이 경쟁을 벌였고, SK하이닉스의 중도 포기로 마이크론이 엘피다의 주인이 됐다.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점유율을 합하면 25% 안팎으로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2위로 등극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는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가 확정된 그해 5월 2만 8900원선에서 2개월 뒤인 7월엔 2만 100원까지 30% 이상 급락했다. 마이크론도 ‘승자의 저주’ 우려로 7달러에서 5.16달러(10월)로 26%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D램 업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강(强) 구도로 재편되고 모바일 D램 수요 증가세 등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2년 뒤인 2014년 7월엔 주가가 5만 2400원까지 올라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 시기 SK하이닉스는 D램 점유율이 2013년 1분기와 2013년 4분기에 마이크론에 밀려 3위를 기록했지만, 주가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2014년 말 주가가 36.59달러까지 상승해 2012년 저점(5.16달러) 대비 7배나 치솟았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단기적으론 경쟁을 심화시켜 삼성전자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결국은 인텔도 파운드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진다면 중장기적으론 점유율 상위업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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