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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요구는 망상"…기약 없이 미뤄진 휴전

이소현 기자I 2024.02.15 10:45:54

이·팔 전쟁 휴전 후속 논의에 협상단 파견 거부
네타냐후 "하마스 입장 바뀌어야 협상 진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서 추가 군사행동 예고
인질 가족들 "협상 좌절 충격…사형선고" 비난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위한 회담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4일(현지시간) 후속 회담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하고, 하마스의 요구를 “망상”이라고 재차 일축하면서 휴전 논의가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이 라파 지역에 민간인을 대피한 후 강력한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히면서 중동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로이터)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가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서 입장을 바꾸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에 대한 대가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대를 완전히 철수할 것을 주장했다. 또 하마스는 살인을 비롯해 폭력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감자를 포함해 이스라엘에 수감된 모든 팔레스타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 협상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아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망상적인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의 입장이 바뀌어야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위한 협상이 재개됐다. 이 자리에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과 이집트 고위 정보 관리가 참여했다.

협상에서는 6주간의 일시 휴전과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을 기본 전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러나 협상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이 이끄는 이스라엘 협상단은 당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스라엘의 불참 속에 관련국들은 후속 회담을 계획, 사흘간 추가로 실무자급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단의 카이로 복귀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인 사페드를 향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스볼라가 다수의 로켓을 발사해 여성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별도의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 등에 있는 헤즈볼라 특수부대 라드완군의 시설에 광범위한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은 일시적인 휴전이라도 휴전은 ‘먼 미래의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철퇴를 위해 이집트 국경과 가까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역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민간인을 대피시킨 뒤 강력한 군사 작전을 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히브리어 성명을 통해 “우리는 완전히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여기에는 전장에서 민간인의 대피를 허용한 이후 라파에 대한 강력한 군사 행동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을 위한 협상에 처음부터 이스라엘 협상단을 파견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압력으로 결국 회담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조처를 인질들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비난했다. 인질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카이로 협상을 좌절시키기로한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납치한 250여명 중 130여명이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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