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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에르 마스크는 인기인데…회사 주가는 지지부진 왜?

박정수 기자I 2021.08.11 11:20:42

'아에르' 마크스 월평균 1600만장 판매
작년 품귀때보다 마스크 판매 20%↑
이익은 줄고 주가는 공모가 밑돌아
"출혈경쟁 탓"…제조사 238개→1605개
에어필터 비중 증가…밸류에이션 상승 기대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고급 마스크로 유명한 ‘아에르’ 마스크를 만드는 씨앤투스성진(352700) 주가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에르 마스크는 올해 2분기에만 4800만장이 팔려 월평균으로는 1600만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졌던 지난해 2분기 판매량인 3880만장보다도 2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올해 1월 상장한 씨앤투스성진 주가는 공모가를 30% 이상 밑돌고 있고, 이익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자 너도나도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을 벌인 탓이다.

마스크 잘 팔려도 이익은 ‘뚝’

1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앤투스성진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56억3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9억7000만원으로 2.8% 증가했고, 순이익은 117억4700만원으로 31.2% 늘었다.

씨앤투스성진 주가는 올해 1월 상장 후 지난 9일까지 공모가 대비 32.66% 하락해 새내기주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다. 시초가는 공모가(3만2000원)보다 0.01% 내린 3만1700원으로 결정한 뒤 지속해서 내림세를 보여 현재는 2만1000원대까지 밀렸다.

올해 상장(스팩기업, 이전상장, 리츠 제외)된 기업은 총 43개사로 38개 기업이 공모가 대비 상승했고 불과 5개 기업 주가만 공모가를 밑돈다. 특히나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들의 평균 상승률은 85%에 달하고 떨어진 기업들의 낙폭도 20% 이하 수준이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당시 씨앤투스성진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했다”며 “작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졌고 마스크 사재기 등을 통해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올해도 마스크 수요는 많지만 그만큼 공급하는 업체들도 많아졌다”며 “결국 수요는 정해져 있고 공급이 늘어나 올해를 비롯해 내년, 내후년까지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해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마스크 제조업체 현황을 보면 8월 1일 기준으로 1605개사에 달한다. 지난해 6월만 해도 238개사 수준이었고 1월에는 137개사에 불과했다. 작년 초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보건용 마스크 품목만 봐도 작년 1월 1012품목에서 6월 1717품목, 올해 8월 7007품목으로 급격히 늘었다.

반면 마스크 가격은 KF94 기준으로 작년 7월 공적마스크가 종료된 이후 8월 1645원(오프라인)에서 현재 1245원까지 지속해서 떨어졌다. 온라인 가격은 1306원에서 560원까지 급락한 상태다.

씨앤투스성진 관계자는 “작년에 공적마스크를 통해 정부가 생산량의 90% 가량을 거둬가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단가 또한 당시 높았기 때문에 올해 이익 감소는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름용 마스크인 KF80을 출시했는데 이는 KF94보다 가격이 낮아 전 분기보다도 매출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애초 마스크株가 아니었습니다”

씨앤투스성진은 코로나19로 마스크 매출 비중이 높아 투자자들이 마스크 관련 종목으로만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씨앤투스성진 관계자는 “엄밀히 따지면 마스크 관련 종목이 아니다”며 “마스크를 만들고 있지만 핵심기술인 멜트브로운(MB)원단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어필터와 수처리필터, 산업용·보건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제조업체처럼 MB원단을 사 와서 마스크를 만드는 게 아니다”며 “고성능 MB 원단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해 원단을 만드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비중이 마스크 70%로 급증하고 에어필터가 30% 수준으로 줄었으나 코로나 이전에는 정반대였다고 한다.

MB원단을 바탕으로 미세입자를 고효율로 여과할 수 있는 필터인 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급 필터는 씨앤투스성진을 비롯한 국내 소수 기업만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어필터 제품으로는 공기청정기, 진공청소기, 차량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공기청정기용 필터는 국내 탑티어 제조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보건용 마스크 매출액이 감소한 반면, 산업용 마스크 매출액과 에어필터 관련 매출액이 큰 성장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건용마스크 매출액은 232억원(매출 비중 52.8%)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한 반면 산업용 마스크 매출액은 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17.0% 증가했다. 공기 청정기용 필터, 진공청소기 필터 및 기타, 차량용 필터 등의 매출액이 같은 기간 각각 86.5%, 80.2%, 17.8% 늘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앤투스성진이 코로나19 수혜를 점차 걷어내면서도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에어필터 사업 실적 성장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씨앤투스성진 관계자는 “내년에는 에어필터 매출 비중이 마스크 매출 비중을 넘어설 것”이라며 “마스크만 만드는 회사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비 털어 주가 안정화 나선 CEO

한편 씨앤투스성진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지속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하춘욱 대표이사는 사비까지 털어서 주식을 사고 있다.

씨앤투스성진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월 하춘욱 대표이사가 1만주(취득가 2만625원) 가량 주식을 장내 매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씨앤투스성진은 주가 안정을 위해 4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2만~4만주 수준으로 총 14번에 걸쳐 40만주를 사들였다.

이달 들어서도 하 대표는 4일에 9000주(2만650원), 6일에 1만주(2만1183원)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하 대표는 “회사 대표이자 대주주로서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을 주주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차량용 에어컨 필터 해외시장 진출 등 꾸준히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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