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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빨리 피고, 한강은 늦게 언다

김경은 기자I 2021.09.14 11:35:46

기상청, 1991~2020년 신 계절관측 평년값 산출
봄꽃 개화일 1~5일 빨라져
여름 매미 첫 울음도 3일 빨라져
서리 얼음 시작은 3일 늦어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후적으로 봄과 여름이 늘어나고, 겨울이 짧아지면서 봄꽃과 매미가 빨리 찾아온 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한 날은 늦어졌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0년 동안의 새로운 계절관측 평년값을 산출한 결과 봄꽃(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의 개화일이 이전 평년값(1981~2010년)보다 1~5일 빨라지고, 여름철 매미의 첫 울음소리도 3일 빨라졌다.

반면 늦가을과 겨울을 나타내는 서리와 얼음의 시작은 각각 3일씩 늦어졌다.

이는 평년보다 봄과 여름은 각각 4일 길어지면서 2~6일 빨라졌고, 겨울은 7일 짧아진 기후적 변화와 유사한 패턴으로 분석된다.

봄꽃의 개화일은 이전평년(1981~2010년)보다 신평년(1991~2020년)에서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는 1일씩 빨라졌으며, 매화는 5일 가량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봄꽃의 개화가 빨라지는 것은 기후적 봄의 시작일이 이전평년에 비해 6일 빨라진 것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지역적으로는 남부지방부터 매화는 2월 하순, 개나리는 3월 중순, 진달래와 벚나무는 3월 하순에 개화해 전국으로 확장됐다.

여름철 매미 울음도 이전평년에 비해 일찍 들리기 시작했는데, 첫 울음 관측이 7월 13일(이전평년)에서 7월 10일(신평년)로 3일 빨라졌다. 즉 기후적 여름의 시작일이 이전평년에 비해 2일 빨라진 것과 유사하게, 매미의 첫 울음 또한 빨라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을철 단풍나무의 단풍 시작일 평년값은 10월 27일이며, 평균적으로 10월 하순에 첫 관측이 시작됐다.

단풍나무 관측은 1989년부터 시작됐으며, 1990년대 후반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10월 하순에 평균적으로 단풍이 시작됐다.

지역적으로는 10월 초 강원지역에서 단풍이 시작돼 10월 말 ~ 11월 초까지 서해안과 남해안으로 확장되는 분포를 보였다.

겨울철 기상현상인 얼음과 서리의 시작일은 11월 15일과 16일로 이전 평년에 비해 각각 3일 늦어졌다.

얼음 시작일은 3일 늦어지고, 마지막 관측일(종료일)이 4일 빨라졌는데, 기후적 겨울 길이가 7일 짧아진 것과 거의 같은 경향을 보였다.

지역적으로는 10월 중순 강원내륙에서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점차 해안지역과 남부지방으로 확장되는 분포를 보였다.

국립생태원 이상훈 기후변화연구팀장은 “동일지점에서 장기간 축적된 계절관측 자료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 연구에도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다”며 “향후 생태·산림 관련 연구기관과 연계할 경우, 먹이 그물, 산란 시기 등 여러 생태계 요소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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