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 역대급 더웠다…9월 기온 최근 50년 중 최고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올해 9월 기온이 최근 50년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관광객들이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가을을 즐기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기상청은 7일 ‘2023년 가을철(9~11월) 기후분석 결과’에서 올해 9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1도 높은 22.6도로 역대 1위였다고 밝혔다.

역대 순위는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시기인 1973년부터 2023년까지 51년 중의 순위다.

기상청은 가을철(9~11월) 전국 평균기온도 평년(14.1±0.3도)보다 1.0도 높은 15.1도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1위는 1975년 15.4도, 2위는 2019년 15.2도였다.

9월의 높은 기온은 중국·우리나라·일본에서 동서로 폭넓게 고기압이 발달한 가운데 강한 햇볕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9월 중하순에는 동중국해상으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는 대륙고기압이 여섯 차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지만, 유라시아 대륙의 기온이 평년보다 1~3도가량 높은 가운데 대륙고기압의 강도가 약해 우리나라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11월 기온변동폭(1~30일 일평균기온의 표준편차)은 5.9도로, 가장 폭이 컸던 1979년(6.1도) 다음으로 컸다.

11월 상순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동쪽에서 느리게 이동하면서 강한 햇볕과 함께 따뜻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되어 기온이 크게 올랐고, 11월 중순부터는 시베리아 상공에서 기압능이 급격히 발달 후 고위도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지속 유입되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3년 9월 고온 기압계 모식도 (사진=기상청)

가을철 전국 강수량은 278.5 mm로 평년(216.9~303.7 mm)과 비슷했다.

9월 중순에는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 사이에서 저기압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9월 20일 중국에서 접근한 저기압에 동반된 전선상에서 많은 비가 내렸고,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극값 기록을 경신한 지점이 많았다.

올해 가을철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온도는 21.6도로 최근 10년(2014~2023년) 중 가장 높았다.

9월 평균 해수면온도는 최근 10년 평균(2014~2023년0보다 1.7도 높았으며 10월과 11월은 각각 0.3도, 0.2도 높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초가을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고 늦가을에는 기온변동이 매우 커 기후변화를 실감한 가을철이었다”며 “기상청은 엘리뇨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올 겨울철에도 기온 변동과 폭설 등 이상기후에 사전 대비할 수 있도록 유용한 기후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