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8월중 빅스텝 예상…경기 '오버 킬' 따른 침체도 고려해야"

이윤화 기자I 2022.07.05 11:00:00

현대경제硏 '스티커쇼크와 과잉대응' 보고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 직면
통화정책 대응 불가피, 한은 빅스텝 가능성도
내수위축, 가계부채 문제 등 경기침체 위험 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국면으로 빠져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하지만, 과잉 대응(overkill)으로 내수소비 악화, 가계부채 문제에 따른 경기 경착륙 가능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5일 ‘스티커 쇼크와 과잉대응’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급등의 의미와 이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 밝혔다. 인플레이션 만성화는 시장에 과도한 비관론을 확산시키고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쳐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으나, 통화정책이 과잉 대응하는 것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요점이다.

스티커 쇼크란 소비자가 상품에 붙은 높은 가격표에 받는 충격을 말한다.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외환위기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놓인 것이다.

주원 실장은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1월 전년동월대비 0.9%에서 불과 2022년 6월에 6% 내외로 급증해 급격한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제주체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경제 내부에 비효율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정점 시기는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6~8월 중일 가능성이 높고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승률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이미 높아진 물가에 서민 체감 경기는 나빠졌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기준 경제고통지수는 8.4포인트로 2001년 5월(9.0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1년 5월 경제고통지수 9.0포인트 이후 동월 기준으로 21년 만의 최고치에 해당된다.

주원 실장은 6월 이후에도 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경제고통지수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실업률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경제고통지수의 최고치 기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스티커 쇼크’가 이어진다면 소비심리 냉각 현상이 더 길어질 수 있다. 가계의 종합적 소비심리를 나타내 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 값은 2021년 11월 107.6포인트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지다가 지난 6월 96.4로 급락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원 실장은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와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급등 현상에 한국은행도 7월 혹은 8월중 기준금리 0.50%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한은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하면서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과잉 대응과 그에 따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인플레 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고물가 고착화 방지 목적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 하지만, 통화정책의 과잉 대응에 따른 가계부채 경착륙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단 주장이다. 물가 안정과 경기 진작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부처 간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금융통화위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점도표 또는 중간값 제시 등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을 통해 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와 금융 시장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불필요한 물가 상승 요인의 억제와 물가 급등 품목에 대한 시장 수급 상황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원자재 가격, 환율, 금리 등 3가지가 모두 높은 상황에서 생산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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