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본격 개막한 녹십자 ‘형제 경영체제’

류성 기자I 2020.12.04 11:00:02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사장 승진
형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과 쌍두마차로 부상
형제 삼촌은 허일섭 녹십자및 녹십자홀딩스 회장
일각 우려 삼촌과 조카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 일축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녹십자 그룹의 ‘형제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업계가 녹십자의 경영구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일섭 녹십자 및 녹십자홀딩스 회장,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녹십자 제공


녹십자그룹은 최근 2021년 정기 인사에서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허 신임시장이 형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녹십자그룹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형제가 경영을 총괄하는 구도가 굳어졌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그간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하던 삼촌과 조카들간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허씨 형제의 삼촌은 허일섭 녹십자 및 녹십자홀딩스 회장이다.

허회장은 녹십자그룹의 창업자인 고 허영섭 회장의 동생으로, 형이 지난 2009년 운명을 달리한 후 녹십자그룹의 단독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한일시멘트(300720)를 설립한 고 허채경 명예회장의 다섯째 아들이기도 하다. 이런 배경으로 일부에서는 허 회장이 조카들 대신 자신의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다.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씨는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로 재직중이다.


특히 허회장은 녹십자그룹의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12.16%)여서 향후 경영권의 향배를 결정할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이에 비해 허은철 녹십자(006280) 대표와 허용준 녹십자홀딩스(005250) 대표의 지분은 각각 2.60%, 2.91%에 불과해 두 사람의 지분을 합해도 허 회장 지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부에서는 “허씨 형제들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허 회장이 친자를 후계자로 삼으려고 할 경우 경영권 확보 경쟁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을 점쳐왔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하지만 이번에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녹십자그룹은 향후 허 회장의 조카들인 허 신임사장과 허은철 녹십자 대표가 경영권을 승계받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재계는 작고한 형과의 의리를 지켜 친자식 대신 조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수순을 밟고 있는 허 회장의 결단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허 회장이 조카들을 후계자로 삼는 모습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부자간, 형제간에도 법적 다툼이 비일비재한 국내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1954년생으로 올해 나이 67세인 허 회장의 퇴진에 대해서는 그룹 내부적으로 아직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녹십자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허 회장의 거취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허 회장은 당분간은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이번에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형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는 그룹을 이끌어갈 핵심적인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녹십자는 녹십자그룹의 핵심 계열사여서 그룹 전체 경영실적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당분간 허씨 형제는 경영에 있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허 신임 사장은 녹십자홀딩스를 디지털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신사업 강화에 주력하면서 회사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와 위스콘신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허 신임사장은 지난 2003년 녹십자에 입사해 경영관리실장 거쳐 2017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비해 형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는 기존 백신 및 혈액제재 중심 사업에 신약개발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 녹십자를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에서 생물화학공학(석사), 코넬대에서 식품공학(박사)을 각각 전공한 그는 지난 2015년부터 녹십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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