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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930년대 독재자 같아…美역사상 이런 후보 없어"

방성훈 기자I 2024.03.07 11:18:32

"바이든에 복수, 개인 이해관계 국가 이해관계와 융합"
"美 실패 국가 비하 후 구원 주장, 전형적 독재자 행보"
"낙관적·정책적 비전 없는데도 공화당원 설득 성공"
"재집권시 더 파괴적 정책 펼칠 것…현실 직시해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부의 적을 몰아내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정적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며 독재자 행세를 하고 있다.”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정치적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해관계와 융합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CNN은 “미 역사상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잠재적 대선 후보는 없었다. 간단히 말해 현대 미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인물”이라며 독재자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가 전통적인 미 대선 후보들과 차별성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FP)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를 제시하는 신선하고 새로운 목소리도, 국가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넘치는 정책 아이디어도 없다”며 “그는 미국을 불법 및 도시 황폐화가 난무하고 제3차 세계대전을 향해 나아가는 실패한 디스토피아적 국가로 묘사하며, 내부의 적을 몰아내고 정적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등 개인적·정치적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해관계와 융합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슈퍼 화요일’ 대규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뒤 승리 연설을 통해 “우리는 국경과 선거 문제에 있어 제3세계 국가”라며 미국을 비하했다. 지난 1월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우리는 쇠퇴하고 있는 국가이자 실패한 국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2024년은 우리의 마지막 전투다. 우리는 ‘딥스테이트’(부패한 비밀 권력 집단)를 무너뜨리고 정부에서 전쟁광을 추방하고 세계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공산주의자, 파시스트들을 몰아낼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는데, 이는 실패 위기에서 국가를 구하기 위한 영웅으로 자신을 추켜세우는 전형적인 독재자적 행보라는 진단이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이 국가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며 대규모 추방 및 수용소 건설을 약속하거나 자신의 반대론자들을 향해 해충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는 1930년대 독재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에게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의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가 아니라 바나나 공화국”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의 대다수 전직 관료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하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됐던 국제 체제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독재자의 편에 설 것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공화당원들에게 매력적인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CNN은 “2020년 대선이 (딥스테이트에 의해) 불법적으로 도난당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훼손될 것이라는 거짓말이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을 성공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집권 1기 때보다 더욱 파괴적이고 격동적인 정책을 펼쳐 더 큰 정치·사회·경제적 혼란과 분열이 초래될 것이라고 방송은 우려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수많은 형사 및 민사 재판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그의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경멸은 국가의 정치적·법적·헌법적 가드레일이 심각하고 새로운 시험에 직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생존을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인들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두려워했던 선거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가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두 흠결 있는 후보 간의 재대결이 성사됐다”면서 올해 미 대선은 역사상 가장 운명적인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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