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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공동 지진 세미나 "규모7.3 가능성..체계적 대비 필수"

이재운 기자I 2017.12.19 11:00:00

전경련-경단련 주최..양국 전문가 발표 세션 마련
日 건축 전문가 "내진-제진-면진 설계 필요" 강조
보험 전문가는 지진 대비 '기업의 대응방안' 설명

권태신(왼쪽 세 번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일 지진대응 공동 세미나 개막에 앞서 변재일(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타 마코토 경단련 21세기정책연구소 사무국장,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 권태신 부회장, 변재일 의원, 호소자와 오사무 다이세이건설 부본부장, 혼다 시케키 미츠이스미토모 인터리스크총연 특별연구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일본의 지진대응 노하우와 시사점’을 주제로 일본 게이단렌(경단련) 21세기 연구소와 함께 한·일 공동 세미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진에 대비한 준비가 매우 미흡하다”고 강조하며 “정부는 일본의 기술과 노하우를 참고하여 전국가적 차원의 지진대응 종합플랜을 세우고, 기업은 생산시설의 지진 대응설계를 강화하는 한편, 지진발생시에도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축사를 맡은 국회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장 변재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금부터라도 전국가적 차원에서 지진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를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회도 재난안전특별위원회를 출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 세션에서 국내 지진 전문가이자 지진학 박사 ‘1호’인 이기화 서울대 교수는 “한반도 지진활동은 2014년 이후 활발해지고 있으며, 지진 패턴도 올해 포항사례와 같이 대규모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단층면의 상하이동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번 포항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얕고(3~7km), 전후상하 이동이 함께 나타나서 피해가 컸다. 아울러, 국내에서 지진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양산단층대 주변에는 대도시가 많아, 이 지역에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한반도에서의 지진은 불규칙한 패턴으로 인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포항·경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대의 어느 지점에서라도 광범위한 지진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최대 규모는 7.3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이어진 세션에서 ‘일본의 지진피해와 내진기술의 발전’을 주제로 발표한 호소자와 오사무 다이세이건설(大成建設) 설계본부 부본부장은 “일본 건축물은 내진 설계가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거대 지진에 대응하기 위한 제진·면진 설계가 적용되는 건축물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며 “제진 설계는 초고층빌딩 등 중요건물에 적용되고 있으며, 재난방지 거점 건물이나 병원 등 매우 중요한 시설에는 면진설계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진 설계는 지진 시 흔들리는 힘을 골조가 변형되는 것으로 흡수하는 방식인데, 제진 설계는 내진 설계를 기반으로 건물 골조 요소요소에 설치한 장치(탄성체)가 지진의 흔들리는 힘을 흡수하는 방식을, 면진 설계는 건물 기초와 본체 사이에 특수고무 등 면진장치를 설치해 지진 시 흔들리는 힘이 직접 전해지는 것을 막는 방식을 의미한다.

또 일본 정부가 특정 규모 이상의 병원, 유치원, 광역지자체 지정 청사, 대피소 등 재난방지 거점, 긴급 대피로에 위치한 건축물 등에는 내진진단을 의무화하고 정부가 관련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지진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혼다 시게키 인터리스크종합연구소 특별연구원은 ‘일본기업의 지진대응, 방재와 BCP로부터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BCP(Business Continuity Plan, 재난 발생 시 기업 연속성 유지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순 복구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 지속성을 보장하고, 핵심 업무를 지속하는 등 위기 시에도 기업가치를 최대화하는 개념이다. 그는 “지진은 일단 발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므로 사전에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지진 이전, 지진 중, 지진 이후로 나눠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건물의 안전이 확인될 경우에는 지진 시 무조건 밖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에 있는게 원칙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내진-제진-면진 구조 비교 표. 호소자와 오사무(細澤 治) 다이세이건설(大成建設) 부본부장 발표자료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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