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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전 산은 회장 “산업은행, 정치 금융기관 돼서는 안돼”

전선형 기자I 2023.03.02 11:35:02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 토론회’ 참석해 축사
“시장과 밀접하게 있어야 제 역할”...지방이전 우려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정부의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산업은행이 정치금융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단순 지역 균형발전이란 명목 하의 산은 지방이전 결정은 국가적 관점에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축사중인 이동걸 전 회장.
이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에 참석해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정치금융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산업은행을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특별시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시 더불어민주당 민생정책위원회, 서준오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주관하는 행사로, 국책은행인 산은의 역할을 중심으로 국제 금융중심지 서울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정부는 지방균형발전 명목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산은과 금융당국은 산은 이전 계획안을 마련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연내 의결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축사를 맡은 이 전 회장은 산은 지방 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산업은행은 시장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야 한다”며 “런던의 시티오브런던, 미국의 월스트리트 등 세계 금융중심지에는 모든 금융기관이 한 곳에 모여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고객인 기업은 물론 정부와도 상시소통을 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특히 조선해운업과 국가 기반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유관기관, 금융기관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 대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영업점, 신용평가부, 심사부 등 수많은 부서들의 협업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구조조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대규모 여신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단순히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국책 금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그것은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국가 전체적 관점에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한다는 게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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