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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트리포노프 "감정적 지지 보내주는 한국 공연 매번 즐겨"

장병호 기자I 2024.03.31 18:50:00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1년 만에 내한…1~2일 양일간 공연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 선보여
"애정 느끼는 곡으로 프로그램 구성"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다닐 트리포노프(33)가 1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트리포노프의 지난해 내한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트리포노프는 1년 만에 성사된 이번 공연에서 매우 도전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공연 프로그램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공연에서 만나기 어려운 작품을 대거 연주할 예정이다. 트리포노프는 내한공연을 앞두고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항상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나 자신이 충분히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을 모아 구성한다”고 밝혔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사진=마스트미디어)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번째 공연의 부제는 ‘디케이즈’(Decades)다. ‘수십 년’이라는 뜻처럼 190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비교적 최근에 작곡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현대음악가 알반 베르크, 존 코릴리아노 등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트리포노프는 “‘디케이즈’ 공연은 나에 대한 실험이자,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피아노 작품들로 이뤄진 시간 여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은 ‘함머클라비어’(Hammerklavier)라는 부제가 달렸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중 ‘최정점’으로 불리는 곡으로 많은 피아니스트가 도전적인 작품으로 손꼽는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 멘델스존 ‘엄격 변주곡’ 등 첫째 날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연주한다. 트리포노프는 “특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은 이번에 깊이 파고들 기회가 돼 더욱 각별한 연주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러시아 출신의 트리포노프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클래식 사이트 바흐트랙이 지난해 발표한 ‘2023 클래식 음악 통계’에서 ‘세계에서 가장 바쁜 콘서트 음악가(피아니스트)’ 2위에 올랐다. 1위는 미국의 키릴 게르슈타인, 3위는 한국의 클래식 스타 조성진이었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사진=마스트미디어)
트리포노프에게 공연은 매우 특별하다. “음악가는 ‘감정적인 지지’를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도 크다. 트리포노프는 “‘감정적인 지지’는 관객이 공연을 감상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한다. 음악가로서 관객과 감정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큰 선물”이라며 “한국 관객은 (공연에 대한) 수용력이 매우 뛰어나서 한국에서의 연주를 즐기게 된다. 매력적인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트리포노프의 또 다른 별명은 ‘콩쿠르 사냥꾼’이다. 그는 2011년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 세계 무대의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제13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10년 제16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등 다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압도적인 연주 기량을 인정받았다.

트리포노프는 콩쿠르에 참여하고자 하는 한국인 연주자에게 “콩쿠르는 연주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다시 연주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력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참가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콩쿠르 참가 자체가 일상이 되고, 레퍼토리 또한 반복적으로 연주하게 되면 긍정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트리포노프의 생각이다. 그는 “연주자는 콩쿠르에서 자신이 얻을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사진=마스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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