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어보니 역시나 `어대명` 넘어 '확대명'

박기주 기자I 2022.08.07 19:16:10

민주당 당대표 전국 순회 경선 1주차
이재명 74.15%, 박용진 20.88%
일반 여론조사·대의원 투표 앞두고 朴·姜 단일화 주목
민주당,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 착수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순회 경선의 막이 올랐다. 1주차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승을 거두는 구도가 나오면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이란 말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비명(非이재명)’ 색채가 강한 대의원 투표 및 여론조사 결과 반영이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박용진 후보는 반전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강훈식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도 관건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에선 이른바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 논의에 착수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순회 경선 2일차, 이재명 74.15%, 박용진 20.88%

더불어민주당은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전날 강원, 대구·경북에 이어 제주 및 인천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누적 득표율에서 이재명 후보가 74.15%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박용진 후보는 20.88%, 강훈식 후보는 4.98%로 뒤를 이었다.

이 후보는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취재진과 만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아직 개표 중반이고 대의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았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진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다음 주 부울경 및 충청지역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당원이나 국민 사이에서 이변을 만들어달라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주부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발표는 해당지역의 권리당원 투표만 반영된 개표 결과다. 민주당은 당대표 경선에서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를 각각 반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제외한 대의원·일반당원 투표 결과는 전국 순회를 마친 뒤인 28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한꺼번에 발표하고,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14일과 28일 두 차례에 나눠 발표한다.


현재 결과를 보면 ‘어대명’에 가깝지만, 대의원의 여론이 권리당원에 비해 이 후보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과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지 못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후보로서는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 후보는 강 후보와의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후보는 “강 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노력을 하겠다는 합의를 한 바 있고, 실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단일화가 본질이 아닌 것 같다”며 다소 거리를 두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일할 기회를”…박용진 “李, 어이없는 궤변”

주말 동안 이어진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는 “유능한 당대표”를 강조했고, 박 후보는 “셀프공천에 대한 해명과 책임이 없다”며 ‘이재명 때리기’에 공을 들였다. 강 후보는 “이재명도, 박용진도 포용하겠다”며 차별화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치에서 약속은 얼마든지 하지만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통째로 책임지는 정치는 유능해야 한다”며 “유능함은 말이 아니라 실적으로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이재명에게는 당권이 아니라 일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후보는 “대선 패배의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 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며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계양을 셀프공천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검찰의 표적이 된 이재명을 외롭게 두지 않고, 소신파 박용진이 소외되지 않게 만들겠다. 함께 싸우고 더 넓게 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7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 착수

한편 민주당은 ‘당직자 기소 시 자동 직무정지’ 내용을 담은 당헌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여러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는 이 후보를 지키기 위한 ‘이재명 방탄용 개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개설된 민주당 당원청원 게시판에 부패 연루자에 대한 제재를 담은 당헌 80조를 개정하자는 의견이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개정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이 청원은 당직자의 징계를 윤리위원회가 아닌 최고위원이 결정하고, 최고위 및 윤리위의 의결 후 최종 결정은 당원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즉, 검찰의 보복수사에 대한 보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 조항이 변경된다면 그야 말로 민주당은 사당화 되는 것이고, 민주당은 스스로 또 다른 패배로 빠져들 것”이라고 꼬집었고 강 후보도 “전당대회 직전 특정 후보 당선을 전제로 제기된 문제라는 점에서 ‘특정인을 위한 당헌 개정’으로 보일 우려가 충분히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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