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네탓 공방…교보생명 IPO 더 멀어진다

권소현 기자I 2022.07.15 13:36:28

교보생명 "어피너티가 IPO 방해…협조하라"
어피너티 "신 회장이 계약 지키면 분쟁 해결"
상장 재추진하겠다지만…더 깊어진 갈등의 골
상장 미승인 결정적 요인 해소 요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교보생명 상장 무산을 둘러싸고 주주 간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2대 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어피너티 측은 주주계약을 위반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맞선 상황이다. IPO 문턱을 넘지 못한 후 양측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증시 상장은 더욱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15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어피너티의 방해로 상장이 무산됐다”며 “상장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6개월 이상 기다린 끝에 지난 8일 상장공시위원회가 열렸지만 상장 승인을 받지 못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풋옵션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상장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것이다.

교보생명은 IPO가 본궤도에 오를 때마다 어피너티가 상장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신 회장이 국제중재위원회(ICC) 중재판정부로부터 “주식을 사 줄 의무가 없다”는 결과를 받고 IPO 재추진에 나섰지만 어피너티 측이 가처분과 가압류 소송 등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피너티에 발목 잡기를 멈추고 적극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어피너티 측은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신창재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을 지킨다면 주주 간 분쟁은 끝날 것이고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피너티 측은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에 따른 매매가격 결정 절차에 훼방을 놓고 오늘까지 계약을 계속 위반하고 있다”며 “주주 간 계약은 독립적인 주식가치평가기관의 감정에 따라 주식 가격을 정하도록 절차를 정하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 있다면 가치평가기관을 선정하고 가격결정절차에 참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중재판정부의 판정에 대해서도 어피너티 측은 “2018년 풋옵션을 행사한 것이 적법하고 유효하며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음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주식 가격은 풋옵션을 행사한 시점인 2018년을 기준으로 평가돼야 하고 신 회장의 계약위반 때문에 발생한 상황인 만큼 신 회장 측이 투자자들의 변호사 보수와 중재비용까지 부담하라고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지금까지 주주 간 계약을 지키지 않고 있고, 중재판정부가 명령한 어떠한 비용 지급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주주 간 갈등이 격화될 수록 상장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교보생명은 부족한 부분을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 상장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네 탓 공방에 갈등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최근의 금리상승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적기라고 볼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담아놓은 채권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하지만, 신규 발행 채권에 투자하면 금리가 높아 이자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장기 채권금리도 오르면서 오랜 기간 자산을 운용하는데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교보생명은 “상장 추진은 이사회가 결정하는 만큼 특정 주주를 돕기 위해 회사가 나서고 있다는 어피너티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분쟁 전부터 추진했던 IPO는 숙원사업이자 기업가치 제고의 확실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피너티 측은 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에 책임을 돌리면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어피너티 측은 “신 회장이 FI측의 책임을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신 회장이 계약을 준수한다면 주주간 분쟁은 곧 종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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