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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김무성, 13대 총선 'DJ 배수진' 벤치마킹해야”

김성곤 기자I 2016.01.31 16:21:10

31일 본인의 블로그에 공개 편지…“자기를 버릴 때 진정한 승리 얻어”

김형오 전 국회의장 블로그 캡쳐.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31일 정치적 곤경에 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넸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새벽 본인의 블로그에 올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라는 공개 편지를 통해 1988년 13대 총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전 의원장은 이른바 새누리당의 험지출마론과 관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할 때 살맛나는 정치가 탄생한다”며 “김 대표가 왜 ‘호랑이굴 출마 1호’를 자청하지 않았는지, 평소 김 대표 성격에 비추어 의아했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국회의원 한 번 더하고 그만둘 사람인지 대권을 염두에 둔 사람인지 진짜 헷갈렸다”고 밝혔다.

이어 “찬 바다에 가장 먼저 몸을 던져 수천 무리의 생명을 이끄는 ‘퍼스트 펭귄’의 자세가 지금 우리 정당 지도자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무리를 이끌려면 뒤에서 호령하기보다 찬 바다에 먼저 뛰어드는 용기가 바로 이 시대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87년 대선 당시 양김의 패배 이후 다음해인 14대 총선에서 YS와 DJ의 엇갈린 행보에 대해 설명하며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전 의장은 “1988년 13대 총선 때다. 그 몇 달 전 대통령 선거에서 민정당 노태우 당선자에 이어 민주당 김영삼 후보가 2위, 평민당 김대중 후보가 3위를 했다. 야당 분열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이었는데 3위를 한 김대중 후보 쪽으로 귀책사유가 좀 더 많이 기울었다”며 “그 분위기로 치러진 4월 총선에서 3당은 다시 격돌한다. 김영삼 총재는 자기 지역구인 부산 서구에 출마했고, 김대중 총재는 배수진을 치듯 전국구 거의 끝 번호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람은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전국을 누볐지만 지역구에서 쉬운 선거로 당선이 보장된 후보와 지역구가 없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어땠나요”라고 반문하면서 “평민당이 제2당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자기를 던지고 버리고 죽일 때 진정한 승리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마지막으로 “‘3김 시대’ 이후 전국을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또 실제로 득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자기를 희생하며 감동을 주는 정치인이 나타난다면 어느 정도는 격전지에서 득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희생을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이 뜨거운 박수갈채로 화답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정치 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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