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파한 군기지, 이스라엘 폭격에 방공망 훼손된 듯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9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란 이스파한 군사 기지의 방공 시스템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공격이 이뤄지기 이전인 지난 18일(현지시간) 촬영된 이란 이스파한 공군 기지의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21일 영국 BBC 방송은 민간 위성업체 움브라 스페이스가 19일 오전 촬영한 이스파한 군기지 비행장의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이미지를 지난 15일 촬영 사진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이곳에 설치된 S-300 방공 시스템의 레이더로 추정되는 장치가 훼손된 잔해가 확인됐다.

S-300 방공 시스템은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등 장비를 실은 차량 여러 대로 구성돼 있다. 이스라엘 공격 이후 S-300의 일부 장비들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옮겨졌다. BBC는 위성 사진상에서 아예 사라진 장비들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른 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가 이날 촬영한 광학 위성 사진에서도 이스파한 기지 한쪽 구석이 불에 탄 듯한 흔적이 보였다. BBC는 현재 이스파한 군기지 건물 자체에는 별다른 피해 흔적이 보이지 않지만,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보다 해상도가 높은 위성 사진을 통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란은 19일 새벽 이스파한주 군기지 등에 다수의 드론이 공격을 시도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공격 배후를 직접 자처하진 않았으나 미국 당국자들과 내부 소식통들은 외신에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공격에 사용된 무기와 피해 정도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란은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공격한 이스파한에는 군사 기지와 함께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심지인 나탄즈 핵시설 등도 다수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파한 핵시설의 피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스라엘 공격 직후 성명에서 “이란 핵시설에 피해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