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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이글로 달성한 박민지의 3연패 대관식…‘역대 5번째 대기록’

주미희 기자I 2023.06.11 18:33:59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3년 연속 우승
故 구옥희·박세리 등 이어 역대 5번째 ‘금자탑’
통산 우승 횟수 단독 4위에서 공동 3위로
우박 등 악천후로 인한 3시간 지연에 흔들려
이예원과 연장 승부 끝 이글 잡고 정상 올라

박민지가 11일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날리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KLPGA 투어 역대 5번째 단일 대회 3연패 대기록.’

오전 6시 30분부터 2라운드 잔여 경기, 오후 1시 30분 낙뢰로 인한 경기 중단, 오후 3시 쏟아진 우박과 벼락…. 하루 종일 박민지(25)를 괴롭힌 악천후도 그의 대관식을 막지는 못했다.

박민지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총상금 12억원)에서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11일 강원 양양군의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 박민지는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엮어 1언더파 71타를 치고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했다. 이예원(20)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을 치러야 했던 박민지는 연장 첫 홀(18번홀·파5)에서 3m 이글 퍼트를 집어넣고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박민지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KLPGA 투어에서 단일 대회 3연패는 고(故) 구옥희(1981~1983년), 박세리(1997년), 강수연(2002년), 김해림(2018년)에 이어 박민지까지 단 5명만 이뤄낸 대기록이다.

박민지는 지난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7개월 만에 KLPGA 투어 통산 17승을 달성했다. 17승은 KLPGA 투어 역대 최다 우승 부문에서 신지애(통산 21승), 구옥희(20승)에 이어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우승 횟수다. 박민지는 이전까지 이 부문 단독 4위였다가 이번에 우승을 추가해 고우순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첫 우승으로 상금 2억1600만원을 받는 그는 시즌 상금 3억1287만5668원을 모아 상금 랭킹 31위에서 5위로 껑충 뛸 전망이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70점을 획득해 12위에서 7위로 상승한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쓸어 담으며 2년 연속 상금왕, 다승왕 등을 차지했던 그는 이 대회 전까지 11개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예년에 비해 시즌 초반 부진한 출발을 한 박민지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민지에게는 매우 긴 하루였다. 그는 전날 낙뢰로 인해 2라운드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잔여 경기 두 홀을 치렀다. 최종 라운드가 끝난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이니 무려 12시간 가까이 코스에 있었던 셈이다.

박주영(33)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민지는 전반 4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번갈아 기록하며 버디만 2개를 잡은 박주영에 2타 차로 끌려갔다. 그는 10번홀까지 차분하게 파 행진을 이어가며 주춤한 흐름을 끊어내려 노력했다. 그동안 박주영은 5번홀부터 11번홀까지 보기만 5개를 쏟아내며 흔들렸다.

박민지는 11번홀(파3)에서 티 샷을 핀 3m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제 페이스를 찾았다. 원온이 가능한 212m의 13번홀(파4)에서는 드라이버 티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절묘한 어프로치 샷으로 버디를 추가했다.

박민지의 버디 세리머니(사진=KLPGA 제공)
대기록까지 가는 여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상승세를 타던 오후 1시 30분께 낙뢰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들이 코스로 복귀하려던 3시께에는 갑자기 우박과 강한 비가 퍼부었고, 경기는 오후 4시 30분까지 지연됐다.

경기가 재개된 뒤에는 흐름이 끊긴 듯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적어내 공동 2위 그룹에 1타 차로 쫓겼다. 16번홀(파3)에서도 아이언 티 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가는 위기 상황이 나왔지만, 2m 파를 막아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7번홀(파4)에서도 티 샷이 벙커에 빠진 여파로 보기를 적어내 이예원, 이소미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예원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더해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상황. 박민지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박민지와 이예원 모두 18번홀(파5)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이예원의 이글 퍼트가 홀 왼쪽을 살짝 비켜갔고, 이어서 이글 퍼트를 시도한 박민지의 공이 컵을 360도 돌더니 안으로 쏙 들어갔다. 주먹을 불끈 쥔 박민지가 3연패를 확정한 순간이었다.

이예원은 준우승을 기록했고 이소미(24)와 정윤지(23)가 공동 3위(9언더파 207타)에 올랐다. 266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에 도전한 ‘엄마 골퍼’ 박주영은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공동 5위(8언더파 208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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