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과도한 ‘빚’이 ‘독’ 될라…중국 신용등급 전망 빨간불(종합)

이명철 기자I 2024.04.10 15:51:07

피치, 무디스에 이어 중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지방정부 총부채만 1경2300조원, 중앙정부 재정 부담↑
S&P만 ‘안정적’ 유지, 11일 웨비나서 신용도 언급할 듯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무디스도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는데 모두 중국의 과도한 부채에 따른 부담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중국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통상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대외신인도 저하에 따른 국채 이자비용 상승은 물론이고 정부가 지원하는 기업·은행들의 연쇄적인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국유기업이 많은 중국 특성상 신용등급 하락은 큰 악재다.

중국 신용도에 빨간불이 켜진 이유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지방정부, 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을 위한 정부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5월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는 자금조달특수법인(LFGV)을 포함해 66조위안(약 1경23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숨겨진 빚을 포함해 중국 지방정부 총부채가 약 23조달러(약 3경1000조원) 규모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조위안(약 187조원)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며 지방정부 빚 부담 해소에 나선 바 있다. 올해부터는 초장기 특별국채를 지속 발행키로 하면서 올해만 1조위안을 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치는 중국이 부동산에 의존한 성장 전략을 포기함에 따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에 기대지 않은 중국 정부의 재정 정책은 앞으로 몇 년간 성장을 지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 이는 부채를 지속 증가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피치는 중국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지난해 5.8%에서 올해 7.1%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2020년 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5.2%에서 올해 4.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국제신평사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중국 신용등급을 ‘A1’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무디스도 당시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지원하는 데 과도한 재정 부양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피치의 조치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만 유일하게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하는 국제신평사가 됐다. S&P의 중국 신용등급(A+)은 무디스·피치와 같은 수준이다.

한편 S&P는 오는 11일 중국 신용도와 관련한 웨비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때 중국 신용등급에 대한 별도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