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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이승만 "내가 쐈다"

박진환 기자I 2022.09.02 10:48:45

그간 범행 부인했던 이승만, 경찰에 범행사실 일체 진술
공범 이정학과 2001년 은행직원 살해한뒤 현금 3억 훔쳐
경찰 "이들 혐의 입증에 어려움 없을 것"…2일 검찰에 송치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21년 전 대전에서 은행 직원을 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을 훔친 피의자 이승만(52)이 자신의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2001년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에서 권총 강도 살인사건 피의자 이승만이 2일 오전 대전 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그간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던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이 “(내가) 범행을 주도했고, 총을 직접 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데 이어 이씨의 공범이자 고교 동창인 이정학(51)이 범행 대부분을 시인한 것을 알게되면서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진술을 정리하면 이승만이 먼저 은행 강도를 마음먹고, 이정학에게 범행을 제안했다. 2001년 10월 15일 자정경 이들은 총기를 마련하기로 하고, 대덕구 송촌동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았다. 당시 이승만이 운전했고, 이정학이 쓰러진 경찰관에게서 38구경 권총을 빼앗았다.

이어 이들은 같은해 12월 21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권총 강도를 실행했다. 3주 전 경기 수원에서 훔친 그랜저 승용차를 이승만이 운전해 현금수송차량을 가로막은 뒤 권총을 쏘는 사이 이정학이 3억원이 든 돈가방을 차에 실었다. 이후 이승만이 차를 운전해 300m 떨어진 상가건물로 향했고, 지하주차장에 미리 주차해둔 흰색 승용차로 바꿔 탄 뒤 다시 서구 갈마동으로 달아났다. 흰색 승용차는 갈마동에 버려두고, 돈가방은 그곳에 세워뒀던 이승만의 차량에 옮겨뒀다.

그러나 범행 이후 도주 경로에 대해서는 이승만과 이정학의 진술이 엇갈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경찰측 설명이다. 또 각각 나눈 돈의 액수에 대해서도 진술에 차이가 있다. 범행 동기에 대해 이승만은 “불법 복제 테이프 도매업을 하던 중 2번이나 단속되면서 사회에 불만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그는 “정신없이 총을 쐈고, 은행 직원이 숨진 것은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경찰에 밝혔다. 두 사람 모두 다른 공범 없이 둘이 저지른 일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승만까지 범행을 인정하면서 경찰은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가 없는 등 열악한 21년 전 상황을 다시 되살려 수사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와 둘의 진술 등 증거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2일 검찰에 송치한다.

2001년 대전 경찰관 총기 탈취 및 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와 과거 수사 당시 배포했던 몽타주 비교 사진. 위부터 이정학 몽타주와 사진, 이승만 몽타주와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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