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0명 중 8명 금리인하요구 거절

노희준 기자I 2022.08.03 10:10:33

윤창현 의원 자료...작년 은행권 수용률 26% 불과
2020년 대비 1.6%p↓·수용대출액 1.6조원 ↓
신한은행·광주은행·케이뱅크, 수용률 업권 최저
신한은행 "비대면 신청으로 접수건수 많은 탓"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은행에서 돈 빌린 사람 10명 중 8명은 신용상태가 좋아져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해도 은행에서 거절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상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실제로 쓰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사진=연합뉴스)
3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접수는 총 88만2047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실제 은행에서 수용한 건수는 23만4652건으로 수용률은 26.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28.2%)보다 1.6%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자 2018년(32.6%), 2019년(32.8%)에 견줘 각각 6%포인트, 6.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같은기간 은행권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에 따른 대출액은 8조5466억원으로 전년의 10조1598억3600만원보다 1조6132억3600만원 줄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 승진, 재산 증가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대출금리를 인하해달라고 금융회사에 요청하는 권리로 2019년 6월 법제화됐다. 시중은행별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면 NH농협은행이 95.6%로 가장 좋았다. 이어 우리은행(63.0%), 하나은행(58.5%), KB국민은행(38.8%), 신한은행(33.3%)순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리인하 요구 접수를 타은행과 달리 비대면으로 받고 있어 접수 건수가 많아서 생긴 결과”라며 “수용건수와 수용대출 금액은 신한은행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 금리인하요구 접수 건수는 지난해 12만9398건으로 가장 많고 수용건수도 4만3071건으로 가장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케이뱅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12.3%로 저조했다. 카카오뱅크는 25.7%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북은행 40.2%로 가장 좋고 대구은행(38.9%), 제주은행(36.7%), 부산은행(24.8%), 경남은행(23.1%), 광주은행(22.7%)이 뒤를 이었다.

카드사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50.6%로 집계됐다. 우리카드(77.5%)가 가장 수용률이 높았고 KB국민카드(69.7%), 신한카드(53.4%), 현대카드(46.0%), 롯데카드(41.7%), 하나카드(38.5%), 비씨카드(36.9%), 삼성카드(36.8%)가 뒤를 따랐다. 저축은행 주요 10개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63.5%로 집계됐다. OK저축은행이 95.7%로 수용률이 가장 높았고 상상인저축은행은 5%로 가장 낮았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금융회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태를 비교 공시한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금리인하 요구에 대한 심사 기준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 금융사 내규에 명확하게 관련 내용을 반영하도록 했다. 금리인하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 그 이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문구에 따라 안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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