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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겸의 일본in]'말딸', 카겜의 효녀 될까

김보겸 기자I 2022.07.03 15:04:46

카카오게임 최대 기대작 우마무스메
매출 1위 찍었는데 주가는 연저점?
"게임주 부진 속 말딸 덕 선방" 평가도
7월 업데이트 이후 매출·주가 주목

7월부터 증권시장부에서 새로운 [김보겸의 일본in]을 연재합니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초반부터 기세가 무섭다. 그야말로 스프린터 같다. 지난달 20일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출시한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얘기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구글플레이 매출 2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3일만에 7위에 오른 뒤 5위, 2위에 진입했다. 지난 5월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3위를 기대한다”던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기대치마저 넘었다.

우마무스메 (사진=카카오게임즈)
출시 전부터 ‘말딸(우마무스메를 한국어로 직역)’이라는 별칭으로 입소문이 난 데다 10일만에 사전예약자 100만명을 돌파했지만 좀처럼 카카오게임즈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마무스메를 선보인 지난달 20일 애플스토어에선 매출 1위를 찍었지만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장중 10% 넘게 떨어지며 연저점(5만500원)을 새로 썼다. 다음날 10% 넘게 상승하며 5만58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하고 5만원대를 밑돌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전거래일보다 1.63% 떨어진 4만8350원에 마감하며 4만9000원 밑으로 내려갔다. 오히려 출시 전보다도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박하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는 평가마저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성장주인 게임주들이 하나같이 죽을 쑤는 동안 우마무스메 덕분에 카카오게임즈가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주 악재가 겹치며 폭락 종목이 속출한 지난달 30일, 엔씨소프트(036570)(-10.04%) 크래프톤(259960)(-7.98%) 넥슨게임즈(225570)(-6.38%)가 6~10%대 낙폭을 보인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1%대 하락에 그쳤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두 가지 요소가 다 통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에서 익숙하지 않은 경마라는 소재와 미소녀 캐릭터를 내세운 서브컬처의 조합이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내 육성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신일섭 벤자민투자연구소 소장은 이데일리TV와의 인터뷰에서 우마무스메의 실적을 두고 “‘덕후 문화’가 대중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근거로는 애플스토어 매출 1위를 찍는 데 NC소프트의 ‘리니지’가 세운 기록(11시간)을 우마무스메가 10시간40분만에 달성하면서 그 기록을 깼다는 점을 들었다.

우마무스메가 ‘오딘’의 뒤를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효자 노릇을 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작년 카카오게임즈 매출 1조124억원 중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4.6%다. 이 중 대부분은 오딘으로부터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은 우마무스메의 일평균 매출을 1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는데,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의존도를 줄이고 매출을 다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자체 개발 능력이 약하다는 점은 하방 리스크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를 국내에서 퍼블리싱했다. 개발보다는 퍼블리싱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오딘의 개발사이자 자회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이르면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카카오게임즈에는 악재다. 매출을 떠받치는 자회사가 상장하면 디스카운트 우려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 캐릭터 중 최고 성능을 가진 캐릭터 키타산 블랙. 업데이트 이후 일본 서버에서의 사용률은 7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우마무스메 홈페이지)


실제 경주마를 모델로 한 캐릭터를 육성한다는 콘셉트로 일본은 물론 한국 게이머들마저 사로잡은 우마무스메는 7월 말 최고 성능을 가진 캐릭터, ‘키타산 블랙’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이달 새롭게 선보이는 키타산 블랙을 계기로 우마무스메가 매출뿐 아니라 주가에 있어서도 카카오게임의 진정한 효녀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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