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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클래식의 미래…'상주음악가' 공연서 미리 보세요

장병호 기자I 2024.01.21 18:50:00

주요 공연장 상주음악가 잇단 공연
김준형·한재민·김동현 올 2~4회 계획
직접 공연 기획…한 단계 성장 기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4년 새해를 이끌어갈 케이(K)클래식 기대주가 궁금하다면 ‘상주음악가’를 찾아보면 된다. 국내 주요 클래식 공연장과 기관들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연주자들을 ‘상주’ 음악가로 선정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피아니스트 김준형,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첼리스트 한재민, 마포문화재단 ‘M 아티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사진=금호문화재단, 롯데문화재단, 마포문화재단)
국내에 상주음악가 제도를 처음 도입한 금호문화재단은 올해 피아니스트 김준형(27)을 ‘2024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했다. 김준형은 2021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22년 독일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연주가다.

현재 독일에서 유학 중인 김준형은 그동안 국내 연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에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에 이름을 올리면서 총 4회에 걸쳐 국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는 ‘엽편소설’이다. 나뭇잎 위에 쓸 만큼 짧지만 인생의 순간을 포착해 재기와 상상력을 발휘하는 ‘엽편소설’을 주제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1일 첫 무대에서는 독일 작곡가 바흐, 베토벤, 브람스의 음악을 선사했다.

202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22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첼리스트 한재민(17)은 올해 롯데콘서트홀 상주음악가 시리즈인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롯데콘서트홀의 역대 최연소 ‘인 하우스 아티스트’다. 롯데콘서트홀은 10대 때부터 ‘핫한’ 연주자였던 한재민을 섭외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공들여 준비했고, 한재민이 바쁜 일정에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한재민은 올 3월과 10월 총 두 차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한재민이 그동안 꿈꿔왔던 프로그램으로 채운 무대다. 3월에는 무반주 첼로 연주를 선보이고, 10월에는 한재민이 직접 섭외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 절친 피아니스트 박재홍과의 트리오 무대를 마련한다.

지난해 지자체 문화재단으로는 처음으로 상주음악가 제도(‘M 아티스트’)를 도입한 마포문화재단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5)을 올해 ‘M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김동현은 2016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2위, 2018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3위 등을 수상한 연주자다. 오는 7월부터 총 4회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상주음악가 제도의 특징은 연주자가 공연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한다는 것이다. 연주자에게는 예술가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며, 관객에겐 한 연주자의 음악 세계를 더 깊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공연장과 기관 입장에서는 상주연주가를 각 공연장·기관을 대표하는 얼굴로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김준형, 한재민, 김동현도 “그동안 연주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에 도전해보면서 부족함을 채울 기회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 상주음악가 제도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예 연주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는 상주음악가가 한 해를 대표하는 공연장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스타 음악가를 내세우기도 한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2024~2025시즌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대표적이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한국은 스타 연주자 쏠림현상이 있는 만큼 실력은 있지만 덜 알려진 유망주를 상주음악가로 선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클래식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들이 해외 유명 연주자를 상주음악가로 선정해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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