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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매스스타트, 평창 동계올림픽 효자종목 뜬다

이석무 기자I 2016.02.15 15:44:00
2016 세계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 사진=연합뉴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기대주 김보름.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내 팬들에게 아직 생소한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빛 주역을 꿈꾼다.

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대한항공)과 김보름(강원도청)은 14일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2016 세계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18초26으로 결승선을 통과,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아리얀 스트뢰팅아(네덜란드·7분18초32)를 0.06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코너에서 대역전극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김보름도 마지막 1바퀴를 남기고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마지막 코너에서 3명을 제치는 괴력을 발휘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한 이바니 블롱댕(캐나다)에게 불과 0.13초 밖에 뒤지지 않았다.

지난해 처음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입된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은 한국 선수는 물론 아시아 선수로서도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보름도 한국 선수로선 처음으로 매스스타트 메달리스트가 됐다.

매스스타트는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나뉘어 2명이 레이스를 펼치는 전통적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방식이 아니다. 여러명의 출전 선수가 지정된 레인 없이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선수들은 쇼트트랙처럼 상대 선수와 치열한 신경전과 자리 싸움까지 벌여야 한다. 당연히 쇼트트랙을 경험해본 선수들이 훨씬 유리하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선수들에게 딱 맞는 종목이다.

이승훈과 김보름 모두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승훈은 2008년까지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약하다 2009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보름 역시 2010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이승훈과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종목이 주요 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들어가자마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원래 주종목이었던 장거리 종목 대신 아예 매스스타트에 올인하고 있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가 처음 도입된 2014-2015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이 종목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2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1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으며 ‘1인자’임을 확실히 입증했다.

김보름은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를 다치는 악재를 만났다. 부상 후유증 때문에 월드컵 3차와 4차 대회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악재를 딛고 돌아온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차지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승훈은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쇼트트랙 경험이 확실히 매스스타트에서는 도움이 된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도 생겼다”며 “이번 우승의 기운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보름도 “”여전히 부상 부위가 아프지만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금보다 몇 배로 더 열심히 해 올림픽까지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매스스타트가 한국의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떠오르면서 2년 앞으로 다가운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망도 더욱 밝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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