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입니다"

박지혜 기자I 2022.08.08 09:43: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자신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피해자’라고 밝힌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악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구 교수는 8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잇따라 출연했다.

그는 뉴스공장에서 김 여사의 논문이 자신의 논문을 “복사해서 붙여넣기”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구 교수의 논문은 2002년에 쓰였고, 표절 의혹이 불거진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은 2007년 작성됐다.

그는 두 논문을 직접 비교해보니 “2장 1절 부분은 100% 똑같다. 논문 분량으로는 3쪽 정도 된다”고 시선집중에서 말했다.

진행자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정도인가?’라고 묻자 “네, 그렇다”라며 “완벽히 표절”이라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어떻게 그런 논문이 통과됐는지 불가사의하다”며 “논문을 쓰는 단계마다 지도 교수하고 상의하고 검증받는데, 이 과정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은) 알 수 없지만 결과물 자체로만 보면 혼자 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대가 김 여사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란 결론을 내린 데 대해선 “분명히 인용부호나 각주, 참고 문헌도 없이 몰래 따왔기 때문에 100% 표절이 맞다. 그런데 그것을 어찌 연구윤리 위반행위가 아니라고 판정할 수 있는지, 그건 부당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구 교수는 “논문 검증 시스템이 뼈대인데 이것이 잘못되면, 예를 들어 김건희 박사의 논문을 다른 사람이 인용할 때는 김명신(김 여사의 개명 전 이름)의 이름으로 인용할 거다. 그러면 제 이름은 삭제되고 탈취된 상태로 저의 모든 학문적인 업적이 박탈당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것을 걸러야 할 논문 심사위원들, 최종적으로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의 검증 단계에서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피해를 만들었고 피해가 저질러진 이상 이것은 악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사위원들, 지도 교수들 사이에서 김명신의 박사 논문을 봐주겠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엄밀한 과정을 거쳐서 쓰여야 할 박사 논문이 이렇게 허술하게 작성됐을 리 없다는 추론을 했다”라고도 했다.

구 교수는 자신이 속한 숙명여대에서도 표절 의혹이 제기된 김 여사의 논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정확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모든 국민이 공정, 올바른 심사와 과정 및 처리, 정의로운 결과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렵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대는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1편과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절 논문 제목의 ‘유지’를 ‘yuji’로 표기해 논란이 된 학술논문 3편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 지난 1일 3편에 대해 “표절 아니다”고 결론 냈다. 나머지 1편은 “검증 불가”로 판단했다.

이에 국민대 교수들은 “국민대 학생과 동문들에게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전날 성명에서 “국민대가 취한 그간의 과정과 이달 1일 발표한 재조사 결과에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교수들은 “국민대의 이번 발표는 김건희 씨 논문에 대한 일반 교수들의 학문적 견해와 국민의 일반적 상식에 크게 벗어난다”면서 “70여 년간 국민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교수들의 노력과 희생에 먹칠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대는 김씨 논문 조사와 관련된 모든 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국민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또 국민대 총장과 교수회에도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이번 주 논문 표절 조사 결과를 두고 국민대 교수들의 의견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성명은 지난해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국민대가 본 조사를 할 수 없다고 밝혔을 당시, 대학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주도한 교수들이 주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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