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얘기합시다"…바이든 정상회담 제안 시진핑이 거절

김보겸 기자I 2021.09.15 09:25:49

9일(현지시간) 미중 정상 90분간 통화에서
바이든이 먼저 시진핑에 대면정상회담 제안
시진핑 "미국, 중국에 덜 엄격해야" 거절
코로나 우려 때문에 접촉 피했다는 시각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2월 미국 LA 외곽 사우스게이트에 있는 국제학 학습센터에서 학생들이 선물한 셔츠를 들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 전화통화가 이뤄진 지 7개월이 지나도록 미중관계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 주석과 대화할 의지를 보였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FT에 지난 9일 이뤄진 두 정상 간 통화에서 이런 내용들이 오갔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90분간의 통화에서 그는 꼬여버린 미중관계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정상회담을 열자고 했지만, 시 주석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미국이 중국에 덜 엄격한 어조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노동과 홍콩 민주화 운동 강경진압, 그리고 대만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활동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에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적이고 전략적 이익에 대해 간섭한다며 불쾌해했다.

지난 2월 첫 통화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통화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미 백악관은 시 주석이 미중관계를 진지하게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하는 기회라고 묘사했다.

다만 다른 인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미중간 후속 교류의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정상회담을 제안했을 뿐”이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백악관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은 것은 부분적으로 코로나19 우려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한 뒤 중국 밖을 나간 적이 없다.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두 정상이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확률도 낮아졌다. 다만 두 정상이 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화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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