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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HBM시장 열린다"…삼성 "설비투자" Vs SK "기술 개발"[뉴스쏙]

최영지 기자I 2023.11.05 15:45:33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역량 확대' 경쟁 본격화
삼성 반도체, 시설투자에 10.2조…"HBM 2.5배 늘린다"
SK하이닉스, 고부가 D램 생산확대 위해 선단공정 집중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내년 HBM 공급역량은 업계 최고 수준 유지 차원에서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해당 물량에 대해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공급 협의를 완료한 상태다.” (삼성전자)

“HBM 양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전사적으로는 캐파(CAPA·생산능력) 증설보다 공정 전환에 집중해 생산효율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내년 메모리반도체 업턴(경기상승)에 인공지능(AI) 사용 급증 등 호재가 예상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HBM 등 고부가 D램 경쟁력을 강조하며 공급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각각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력과 기술력을 강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이 내년 HBM 시장점유율 및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4세대 HBM 제품인 HBM3 양산 판매를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D램으로 꼽히는 HBM3E도 개발을 완료했다며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물량 협의를 마쳤다고도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3분기에 11조4000억원 상당 시설투자 중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10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천안·온양 공장 중심으로 신규 설비투자를 진행해 HBM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8월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을 이같이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제품 생산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내준 1위를 가져오기 위해 공격적으로 캐파를 늘릴 것이고 AI 수요 급증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꽤 많이 늘릴 것”이라고 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8월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을 분석하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40% 점유율에서 올해 46~49%로 6~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 SK하이닉스와 같은 반열에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시설투자보다는 공정전환 등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를 통해 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D램사업 실적이 지난 3분기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향후 HBM3E와 같은 고부가 D램 생산 확대를 위해서 선단 공정 전환에 힘을 쓸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2024년 말까지 1a 나노와 1b 나노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투자 증가 및 가동률 회복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업계 전체적으로 감산 전 최대인 2022년 4분기 캐파 수준까지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설비투자는 생산량 증가보다는 선단 팹으로의 전환에 우선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HBM3E 제품에 적용하는 기술도 다른 만큼 향후 각 제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포인트다. 삼성전자는 HBM 양산 초기부터 열압착-비전도성필름(TC-NCF)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부터 어드밴스드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 기술을 적용 중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는 “두 회사가 경쟁하며 D램이 발전돼 온 것처럼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선 HBM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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