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공들이는 효성, 그린뉴딜 발판 '승승장구'

김영수 기자I 2020.09.20 13:14:51

철 대체재로 탄소섬유 급부상..2029년까지 시장규모 15兆 성장 예측
효성, 2028년까지 1兆 투자..연간 생산량 2만4000톤으로 확대
수소차 연료탱크·충전시스템 시장 선점..2년후 액화수소 본격 생산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낚시대부터 항공 우주복까지…”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가 주목받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을 대체할 ‘미래 산업의 쌀’로 통한다. 자동차뿐 아니라 수소차 연료탱크, 항공기, 건축자재, 스포츠·레저 용품 등 전 산업 영역에 쓰일 수 있는 만큼 향후 시장확대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천연가스 압력용기와 낚싯대, 골프채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범용제품에 사용되는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맞물린 친환경 원자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짐에 따라 탄소섬유의 수요도 매년 10~15%씩 증가하고 있다. 실제 미국 조사전문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은 작년 5조5460억원(47억달러)에서 2029년까지 15조6940억원(133억달러)로 성장해 2019~2029년 연평균 1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탄소섬유를 적용해 만든 자동차휠. (사진=효성)
탄소섬유 시장확대에 따른 수혜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기업중 탄소섬유 ‘넘버 1’ 기업을 꼽는다면 단연 효성(004800)그룹으로, 최근에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은 수소경제 활성화에 따른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효성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298050)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의 생산량을 연간 2만40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효성은 현재 증설계획에 따라 올 2월 2000톤 규모의 1차 증설을 완료하고 연산 총 400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효성은 앞서 2011년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탄소섬유는 원사(실) 탄소를 92% 이상 함유한 제품이다.

특히 그린뉴딜과 궤를 같이 하는 수소경제는 탄소섬유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효성에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부상하면서 수소 연료탱크의 소재로 함께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 연료탱크는 평균 기압의 최고 900배를 버티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유지해야 해서다.

▲탄소섬유를 적용해 만든 액화수소용기. (사진=효성)
수소차 충전시스템도 주목받는 사업분야다. 효성중공업(298040)은 수소차 충전시스템을 국산화해 전국의 약 40%의 수소차 충전소를 건립하며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660곳을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효성중공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중공업은 또 독일 린데그룹과 합작으로 울산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공장을 2022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액화수소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는 차량뿐만 아니라 드론,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뉴딜 정책으로 효성의 수소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탄소섬유는 안전장갑, 안전모 등의 보호장구, 항공 우주복, 산업현장 내 방호복 등에도 사용되는 등 산업현장의 섬유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어 계열사간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탄소섬유를 적용해 만든 드론. (사진=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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