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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의 생활주식]올버즈, 친환경 기업의 성장 둔화 벽 깰 수 있을까?

윤정훈 기자I 2021.10.30 16:00:00

올버즈, IPO 도전…22억달러 시장가치 목표
지속가능 패션 추구하지만, 성장성 의문 제기
온라인 매출 성장 속도 둔화에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
친환경 브랜드+D2C로 성공한다면 좋은 선례 될 것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친환경 브랜드 올버즈(Allbirds)가 IPO(기업공개)에 도전한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올버즈가 철저한 시장경제 환경에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사진=올버즈)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버즈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올버즈는 IPO를 통해 기업가치 22억달러를 인정받는다는 목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2~14달러다. 공모가 상단으로 결정되면 올버즈는 2억 6900만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올버즈는 친환경 스니커즈 브랜드로 원사 대신 양털과 유칼립투스 등 천연재료를 활용한다. 올버즈는 착한 경영철학에 공감한 디카프리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셀럽들이 신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버즈를 여러차례 자신의 SNS에 공개하며 팬임을 자처했다.

이같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IPO를 바라보는 시장은 냉철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나이키, 토미힐피커 등 쟁쟁한 패션브랜드와 경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성장 둔화가 나타난 것도 일부 투자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올버즈는 2019년 1억 9370만 달러 매출에서 2020년 2억 1930만 달러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1450만달러에서 2590만달러로 급증했다.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하는 올버즈의 마케팅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결국 마케팅을 늘려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수익이 안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온라인 부문 성장률은 2019년 42%에서 작년에는 21% 성장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업계는 착한 기업 올버즈의 약한 성장성을 지적하고 있다.

과거 톰스 슈즈의 경우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비즈니스를 지속하지 못했다. 이에 올버즈도 탐스슈즈와 비슷한 길을 걸어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올버즈 가로수길 매장 전경(사진=이데일리DB)
이에 대해 올버즈는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D2C 전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더불어 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공략해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은 27개에 불과하다.

올버즈는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 IPO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올버즈가 IPO와 그 이후에 예상을 깨고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후발주자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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