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비교 플랫폼에선 5%였는데”…은행 갔더니 실제와 다른 이유?

김정현 기자I 2022.08.06 17:09:32

선두주자 토스 대출비교 실적 반년새 0.5조→1.2조
대출비교 플랫폼 고공성장…후발주자도 이용 급증해
대출비교 플랫폼 결과와 실제 금리·한도 달라 ‘한계’
이용편의 위해 ‘원스톱’ 서비스 요구되지만 ‘먼 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대출비교 플랫폼의 대출조회는 ‘가심사’에 불과합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비교 핀테크사에 대출심사의 정확한 기준을 넘겨줄 리 없죠.”(은행권 관계자)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리를 1bp(0.01%포인트)라도 낮추려는 소비자들이 대출비교 플랫폼을 대거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대출까지는 불편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플랫폼에서 나타낸 금리·한도와 실제 은행에서 제시하는 금리·한도가 달라서다. “낚시성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3대 대출비교 서비스 중 한곳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지난달(7월) 실행된 대출 실행액은 1조1720억원에 달했다. 올해 1월만 해도 4620억원 수준이었는데 5월 1조445억원으로 최초 1조원대 증가하더니 지난달에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7월 말까지 누적 대출 실행액은 14조8000억원에 달했다.

다른 대출비교 플랫폼들도 성장이 뚜렷하다. ‘핀다’의 대출 중개 누적 승인액은 1100조원을 넘어섰다. 대출 중개 승인액은 실제 대출로 연결된 금액이 아니라 금융소비자가 대출비교를 실행해 검색된 금융사들의 대출가능 한도를 모두 합한 금액이다. 지난해 3월에는 100조원 정도였지만 같은해 12월 500조원을 넘었고, 올해 5월 900조원, 이번달에는 1100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이 대출비교 플랫폼이 고속 성장하는 것은 최근 금리 상승과 관련이 깊다. 차주들이 조금이라도 더 낮은 금리를 비교해보기 위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이 같은 기대가 쉽게 충족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대출비교 플랫폼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본인의 소득과 기대출 정보, 신용도 등을 정확히 입력한 뒤 검색하더라도 부정확한 대출 정보가 도출된다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토스와 카카오페이, 핀다 등 3대 플랫폼을 통해 대출비교를 해보니 모든 플랫폼에서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동일한 금융사에서 동일한 금리·한도로 대출할 수 있다는 검색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대출은 불가능했다. 플랫폼들에서는 일제히 A은행에서 5.42%, 3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제 A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40bp더 높았다. 그마저도 대출이 거절됐다.

결국 비교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마지막에는 발품을 팔아 은행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가심사와 본심사 모두 제휴사(금융사)가 제공하는 심사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플랫폼사가 임의로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각 업계와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한 때 추진했던 대환대출 플랫폼을 서둘러 재추진해야 금융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서비스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서비스는 자칫 불완전판매나 미끼성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봤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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